◎신한국당“잇단 「북한커넥션」 사죄를”/국민회의“우리당과 전혀 관계없다”/오씨,「황장엽 파일」 도피설 “관심”오익제 전 천도교교령(68)의 월북사건이 정치권으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있다.
우선 신한국당은 지난 16일 오씨가 국민회의 창당발기인이자 전고문이었음을 들어 김대중 총재의 사상전력을 결부시키며 공세에 나섰다.
물론 국민회의 지도부는 『4·11 총선 이후 오씨는 사실상 우리 당과 인연을 끊었다』며 오씨와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오씨의 월북사건을 계기로 각종 선거 때만 되면 등장했던 이른바 「색깔논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적지않다.
특히 오씨가 소위 「황장엽파일」에 올라 있었으며 당국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월북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사건은 자칫 「황장엽리스트」를 둘러싼 공안정국 논쟁으로 발전할 소지마저 없지않다.
더욱이 관계당국이 이 사건을 계기로 황장엽파일의 인사들에 대해 가능한 한 최단기일 내에 수사를 완료하고 출국금지조치마저 검토한다는 방침이어서 연말 대선까지 정가에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조짐이다.
물론 국민회의 장성민 부대변인은 『5·19 전당대회 이전엔 오씨가 상임고문단에 포함됐으나 전대 이후 재임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씨는 현재 고문이 아니며 4·11총선에서 전국구 후보로 지명되지 않아 사실상 당과 인연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장부대변인은 이어 오씨가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하게 된 경위에 대해 『우리가 영입한 것이 아니고 오씨 스스로 찾아왔기에 천도교 교령을 지낸 상징적 의미를 감안, 받아들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한국당의 이사철대변인은 『오씨의 북한망명은 앞으로 관계당국의 조사를 통해 정확한 경위가 밝혀지겠지만 그가 우리 종교계의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국민회의 창당발기인으로 지난 95년부터 당 종교특위위원장과 고문을 맡았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충격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대변인은 또 『국민회의 김총재는 이번 오씨의 월북 뿐만 아니라 서경원 의원과 문익환 목사의 불법입북, 허인회 당무위원의 간첩사건 등 근년들어 발생한 일련의 「북한커넥션」이 모두 김총재 측근 내지 주변에서 일어난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이를 국민 앞에 분명히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민련 이규양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는 오씨의 국내 행적과 월북경위에 대해 소상히 규명해 그에 따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라』고 촉구했으며 민주당 장광근 부대변인은 『오씨의 월북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구멍뚫린 정부의 안보체제를 철저히 재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씨의 월북사건은 야권의 공조분위기마저 부분적으로 손상시켜 야권내 이념 갈등을 불러일으킬 소지도 있다.
한편 지난 89년부터 94년까지 천도교 교령을 역임한 오씨는 평남출신으로 95년 국민회의 창당때 발기인으로 참여, 고문으로 있으면서 종교특위위원장을 지냈으나 지난 5·19 전당대회 이후 당직을 맡지 않았다.<황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