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유치 반대 시위를 진압하다 부상한 의경과 이 의경을 구급차로 후송하던 경찰이 주민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등 19일 시위 과정에서 주민과 경찰 9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19일 오후 10시30분께 부안 수협 앞 사거리에서 시위 진압을 하던 전남경찰청 139방범순찰대 소속 박모(21) 상경이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머리를 맞아 다쳤다. 주변에 있던 정모(30)경장과 의경 2명은 박 상경을 데리고 부안 S병원에서 응급치료만 받고 인근 김제 J병원으로 구급차를 타고 이동하는 순간 다시 시위대를 만났다.
이들 4명은 시위대에 의해 차에서 끌려 나와 폭행을 당해 정 경장은 코뼈에 금이 가고 박 상경 등은 귀가 찢어지는 등 온몸에 상처를 입었다. 이들은 "갑자기 시위대가 앰뷸런스로 달려들어 마구 부수고 차안에 있던 사람들을 끌어내 때렸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로 주민 63명이 다쳤으며 이중 부상이 심한 15명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시위대 진압에 나섰던 경찰도 28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19일 부안 도심 및 고속도로 점거 시위현장에서 연행한 주민 20명 가운데 나모(48)씨 등 11명에 대해 검찰에 구속을 건의했으며 7명은 불구속입건, 2명은 훈방조치했다.
한편 전북경찰청은 부안 주민들의 시위가 격화함에 따라 앞으로 밤에 열리는 촛불집회를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20일 저녁 촛불집회 장소인 부안수협 주변을 전의경 4,000명으로 에워싸 집회를 무산시켰다. 이로써 7월26일부터 부안수협 앞에서 매일 밤 8시부터 진행돼온 촛불집회가 117일 만에 사실상 끝났다.
주민 500여 명은 경찰이 집회를 막자 부안터미널 사거리 부근에서 구호를 외치며 밤 늦게까지 경찰과 대치했으나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부안=최수학기자 shchoi@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