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객장 열기 동장군 물렀거라!

주식시장 대폭발…투자자 웃음꽃거리에는 초겨울 동장군의 기세로 추위가 닥쳤지만 각 증권사 객장에는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빨갛게 달궈진 전광판의 열기로 가득했다. 26일 객장을 찾은 일반 투자가들은 오전부터 치솟기 시작한 주가가 670선을 돌파하면서 '상승장에 들어선게 아니냐'며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며 큰 웃음을 터뜨리는 여유도 보였다. 그러나 그동안 번번이 종잣돈이 토막난 쓰라림을 겪은 투자가들은 나름대로 전략을 짜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광판앞 자리다툼도 이날 서울시내 을지로의 일흥증권 3층 객장에는 오랜만에 투자가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술렁거렸다. 17년째 주식투자를 해오고 있다는 허모(67)씨는 "지난해부터 1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절반 가량을 날렸지만 운 좋게도 최근 며칠새 상당분을 만회했다"며 "앞으로 떨어진다 해도 크게 떨어질 것 같지 않아 계속 보유할 작정"이라고 여유있게 말했다. 또한 이날 동원증권 을지로지점에서는 상승장에서만 볼 수 있는 전광판앞 자리다툼도 벌어져 최근의 주가 폭등을 실감케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예전에 대세상승장에서 흔히 벌어지던 일이었는데 오랜만에 자리싸움을 하는 모습이 그리 싫지만은 않다"며 "이 같은 분위기가 앞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 개미들은 울상 이날 종합주가는 20P가 넘는 큰폭으로 오른 반면 코스닥은 상승폭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코스닥을 팔고 거래소에 뛰어드는 투자가들이 많았다. 1,000만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김모(45)씨는 "통신ㆍ바이오관련 코스닥주를 갖고 있는데 생각만큼 오르지 않아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거래소의 증권ㆍ건설주를 매입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한 투자상담사도 "일부 마음이 급한 투자가들은 코스닥주를 팔고 거래소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하지만 분위기에 편승하기 보다는 좀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유냐' '매도냐'고민 지난해 '주식판'에 들어와 이제 원금의 10%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박모(54)씨는 "쑥쑥 올라가는 주가를 보고서도 겁이나 오전에 상당분을 팔아치웠다"며 "상승장인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이번 기회에도 실수를 하면 손을 털어야 할 지경이어서 안전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반면 인터넷 증권사이트 팍스넷의 '핑클이슬'(아이디 이름)이란 한 투자가는 "아직은 상투가 아니다. 돈만 있으면 좀더 사야한다. 왜냐하면 아직 객장에 시골아지매가 안나왔기 때문"이라며 나름대로(?) 상승분위기를 점치기도 했다. 신한증권 관계자는 "상승 분위기를 반신반의하며 보유할 것인지 아니면 팔아야 할 것인지 투자문의를 해오는 전화가 많았다"며 "지난주말부터 이틀 새 전체 주가지수의 8% 정도가 오른 것은 비정상적인지만 앞으로 크게 떨어질 악재도 없다"고 말했다. 한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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