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투신권 "삼성그룹주 투매 아니다"

연일 매도 관련 "큰 의미없는 단기 트레이닝 일뿐" 일축<br>"삼성 주가 하락은 시장 펀더멘털 약화" 증거 주장속<br>"밸류에이션 매력커 장기 주가흐름은 긍정적" 분석도

‘한국 증시의 기둥’ 삼성그룹주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12월 들어 투신권이 삼성그룹주에 대해 사실상 ‘투매’에 가까운 모습을 연출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호텔신라, 삼성카드 등 일부 종목은 5일 기술적 반등을 했지만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이번 주 내내 하락하는 등 삼성그룹주에 대한 시장의 냉랭함이 계속되고 있다. 투신권은 최근 물량 출회에 대해 “큰 의미가 없는 단기 트레이딩”이라며 애써 뜻을 축소시키고 있지만 삼성그룹주마저 흔들릴 정도로 약해진 국내 증시의 체력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주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어서 장기적 주가흐름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펀드 환매설, 사실과 다르다”= 지난 4일 투신권의 순매도 상위 5개 종목이 모두 삼성그룹주로 채워지면서 시장에선 삼성그룹주 펀드의 대량 환매설, 투신권의 삼성그룹주 투매설 등 루머가 불거져 나왔다. 해당 운용사 측에선 펄쩍 뛰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삼성그룹주 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신운용의 김영일 주식운용본부장은 “환매도, 포트폴리오 조정도 모두 사실이 아니고 운용전략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시중 루머를 일축했다. 동양투신운용의 이형복 주식운용본부장 역시 “지속성을 갖고 있는 플레이가 아니라 이른바 ‘스위칭 플레이’에 따른 단기 트레이딩일 뿐”이라며 “삼성그룹주만큼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시장점유율이 높은 종목이 없는데 이런 걸 버리는 건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주에 대해 단기간 매물을 쏟아내긴 했지만 최근의 급락세는 삼성그룹주에 대해 오히려 가격 메리트를 안겨 줬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김영일 본부장은 “11월 이후의 시장 흐름은 제한된 자금이 돌고 도는 수익률 게임장인데 삼성그룹주에까지 이러한 흐름이 왔다는 건 지금의 로테이션 국면이 어느 정도 마무리 돼 간다는 뜻”이라며 “당장 이 달 안에 삼성그룹주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는 “삼성그룹주 편입비율이 적은 펀드의 경우 지금이 그 비율을 채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술적 반등이 생각보다 길게 갈 여력이 생긴 듯 하다”고 낙관적 입장을 피력했다. ◇“시장 펀더멘탈 약해졌다는 증거”= 올 들어서 시장이 꾸준히 약세장에 머물 동안 삼성그룹주가 상대적으로 아웃퍼폼을 한 만큼 연말의 기술적 하락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긴 하다. 그러나 일각에선 글로벌 경기침체를 맞아 반도체나 IT소비재가 입을 타격이 예상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삼성그룹주의 단기 하락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다. 실제 대표적 환율상승 수혜주로 손꼽히던 호텔신라의 경우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부담이 된다는 논리로 지난 3~4일 무려 24.8%나 하락하기도 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에서 삼성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투신권이 포트폴리오 내에서 비중조절을 고려하게 만든 부담감이 분명히 없지 않다”며 “삼성그룹주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증시에 또 하나의 근심거리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삼성그룹주마저 단기적 낙폭과대에 휩싸인 것 자체가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얼마나 약해졌나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주가 다른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모습을 보일 수는 있어도 단기적으로 오를 모멘텀은 사실상 없다”며 “삼성그룹주가 빠졌다는 건 그만큼 시장 심리가 악화됐다는 뜻으로 쉽게 덤벼들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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