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플러스] 지금 글로벌마켓은 / 일본

꺼지지 않은 아베노믹스… 증시 추가상승 기대

■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글로벌 투자전략팀장



소비심리 회복·기업투자 확대… 소비세 인상 여파 완화

엔화약세로 기업 실적 좋아지고 증시 수급여건도 개선




일본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부진하면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2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6.8% 줄었다.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 2011년 1·4분기에 전분기 대비 6.9% 하락한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지출항목별로 살펴보면 전분기 대비 민간소비가 -5.0%, 고정자본투자가 -3.2%를 기록해 2분기 GDP 역성장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1분기에 소비가 늘어난 것에 대한 반작용과 더불어 체감물가 상승으로 가계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고정자본투자의 부진 역시 소비세 인상으로 주택 매매가 줄어들면서 주거부동산 투자가 전분기 대비 10.3%나 감소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2분기 일본 경기지표의 일시적 부진이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민간소비와 고정자본투자의 감소로 2분기 GDP가 부진했지만, 하반기에는 소비세 인상 영향이 어느 정도 걷힐 전망이다. 이런 전망의 근거는 바로 소비심리 회복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7월에 41.5를 기록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인해 여름 이후 성과급 지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가계의 구매력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따라서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가계의 구매력도 개선돼 소비세 인상에 따른 소비 둔화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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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도 민간 기계수주(조선·전력 제외)가 지난 6월에 전년 대비 3.6% 감소하는 등 부진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세 인상 여파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공작기계 수주가 지난 7월에 전년 대비 37.7% 증가하면서 설비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투자지출 확대가 소비세 인상에 따른 경기둔화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베노믹스가 뚜렷하게 효과를 발휘하는 부분도 있다. 바로 엔화 약세를 통해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는 것이다. 엔화 약세가 수출 개선 효과에 미치는 영향력은 잘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기업의 실적 개선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실제 지난 4~6월 일본의 주요 수출업종인 전자기기, 자동차, 기계 업종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3%, 7.0%, 5.3%를 기록했다.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특히 지난달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히타치와 파나소닉에 이어 샤프의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93.1% 증가하면서 전자기기 업종의 실적 개선세가 눈에 띈다. 자동차 업종에서도 토요타 자동차의 4~6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해 4~6월 실적으로는 지난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계 업종도 마찬가지다. 다이킨공업의 순이익은 34.0%, 구보다의 순이익은 8.9% 성장했다. 소비세 인상에 따른 반작용에도 불구하고 수출 기업들은 엔화 약세와 비용 절감을 통해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의 실적개선에 힘입어 증시도 회복세다. 연초 이후 13.0%까지 하락했던 토픽스 지수는 지난 4월 이후 상승해 낙폭을 크게 줄였다. 또 102엔대에서 머무르던 엔·달러 환율이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인상 논란이 불거지면서 104엔대로 상승한 점도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사실 올해 외국인의 일본증시 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해 외국인은 일본 증시에서 113억 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543억 달러의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증시가 51%나 상승해 가격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가격 조정이 일단락됨에 따라 외국인 자금은 지난 4월 이후 150억 달러가 순유입 돼 매도세가 진정되고 있다.

공적연금(GPIF)의 국내주식 투자 확대가 예정된 점도 수급 여건 개선에 긍정적이다. 현재 GPIF의 국내주식 비중은 16.5%로 목표치를 20%로 조정할 경우 4.5조 엔 규모의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 GPIF의 포트폴리오 비중 변화는 이를 추종하는 각종 연기금의 자산운용 변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 파급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법인세 인하와 원전 재가동 등 기업의 이익 증가에 초점을 맞춘 신성장전략도 기업투자 확대를 통한 선순환구조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아베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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