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은행, 콜금리 딜레마

추가인상 내부공감대 불구 각국 증시폭락등 변수에 골머리

한국은행이 오는 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결정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초 한은 내부에서는 지난 7월에 이어 8월에도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 실무자들이 두달 연속 금리를 인상한 전례가 없다는 시장의 평가에 대해 “안 된다는 법도 없지 않는가”라고 반문할 정도였다. 기회가 됐을 때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한은 내부에 형성돼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의외의 복병이 등장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전세계적인 신용 경색과 각국 증시의 급락을 야기하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은으로서는 콜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해외 신용 경색 우려가 실제 위기로 파급될지, 자산시장의 일시적 조정으로 마무리될지 지켜볼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데 있다. 9월 하순에는 5일간의 추석연휴가 도사리고 있다. 자금수요와 산업생산 등의 측면에서 볼 때 금리인상에 여러모로 유리한 시점이 아니다. 더구나 3ㆍ4분기 성장률이 2ㆍ4분기보다 둔화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이광준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달 25일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데 대해 “사회간접자본(SOC) 재정의 조기집행 등 일시적인 상승요인 때문”이라며 “3ㆍ4분기 GDP 증가율은 2ㆍ4분기보다 약간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면 재정경제부 등의 콜금리 반대 여론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연말로 갈수록 대통령 선거가 부담요인이다. 변수는 6일 발표되는 ‘6월 중 광의유동성 동향’이다. 이번에도 유동성 폭발이 지속된다면 한은도 각종 부담을 무릅쓰고 ‘깜짝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동결 대 인상 확률이 60대40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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