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S-Oil 자사주매각 '암초'

"주가 악재·고배당 정책에 악영향" 우려속<br>"2兆대 현금 확보로 투자탄력" 긍정

정제 마진 호조에 힘입어 상승 중이던 에쓰오일이 자사주 매각이라는 돌출 변수를 만나 ‘갈지(之)’자 행보를 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공동 경영에 나서면 고배당 정책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2조원대의 현금이 유입돼 고도화 설비투자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긍정론을 내놓고 있다. 31일 주식시장에서 S-Oil 주가는 장 초반 7만5,500원까지 올랐다가 오후 2시경에는 7만3,300원까지 떨어지는 등 시가총액 15위의 대형주에 걸맞지 않게 오락가락했다. 결국 보합인 7만4,600원으로 장을 마감, 지난 23일 이후 6일간의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는 김선동 회장이 전날 정기 주총에서 자사주 28.4%의 매각 계획을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한 인수 기업은 롯데그룹으로 최대 주주인 아람코(지분 35%)와 함께 공동 경영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S-Oil의 시가총액이 8조3,987억원(31일 현재)인 점을 감안하면 매각 금액은 2조3,852억원 정도로 보인다. 주가 흐름처럼 시장 평가도 부정론과 긍정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광훈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각은 투자재원 조달의 최적의 대안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주가 프리미엄 요인이던 고배당 정책의 변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며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로 하향 조정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중국ㆍ인도 등의 증설로 앞으로 4~5년 뒤에도 정제마진 호조가 이어질 지 미지수”라며 “특히 자사주 매각 후에도 투자 자금의 상당 부문을 외부 차입에 의존할 것으로 보여 고율배당 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인 아람코의 지분이 확보하고 정유 업황이 좋기 때문에 배당 정책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박대용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제마진 강세로 올 1ㆍ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20% 늘어날 것”이라며 “롯데그룹이 인수해도 3조원 가량을 투입해 매년 1,600억원 정도의 배당금을 받는데 이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이 자사주를 인수하면 호남석유화학이 화학 부문의 핵심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가도 전날보다 2.08% 오른 5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안상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조원대 자금을 투입해 정유회사 경영에 참여할 곳은 현재 롯데그룹밖에 없다”며 “호남석유가 인수 주체가 되고, 롯데쇼핑 등 계열사들이 나눠서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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