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김일성 사망때는 무덤덤했는데…

사망 이후 첫 거래일 장중 2.11% 급락 뒤 0.8% 하락<br>김정일 사망, 후계구도 불안ㆍ글로벌증시 침체 맞물려 안심 일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서 앞으로 국내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김일성 사망 등의 사례를 보면 북한발 이슈 이후 증시가 강한 회복력을 보였기 때문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번 경우 북한의 후계구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19일 갑작스런 김 위원장 사망소식에 코스피지수가 3.43% 급락 마감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과거 김일성 사망 등 북한발 악재에 우리증시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쏠리고 있다. 김일성 사망일은 1994년 7월8일로 다음날인 9일 정오께 국내 주요 방송사들이 뉴스 속보로 사망 소식을 알렸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당시 증시는 토요일 오전(9시30분~11시40분)에만 열렸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증시에 김일성 사망이 반영된 건 주말을 보낸 11일이었다. 1994년 7월11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2.11%까지 떨어졌지만 저가매수가 몰리며 0.79% 하락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12일) 1.24% 오르며 960.59로 마감, 9일 종가(956.38)를 웃돌며 김일성 사망 악재를 깨끗이 씻어냈다. 다른 북한 발 악재의 국내증시에 대한 영향력도 다르지 않았다. 1999년 1차 연평해전과 2006년 1차 북한 핵실험 당시 장중 급락세를 보였지만 이후 한 달 만에 모두 사건 발생 이전보다 지수가 높게 형성됐으며 2009년 2차 북한 핵실험과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 때는 장중 변동성만 컸을 뿐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990년대 이후 북한발 악재에 따른 주가 분석 결과 사건 발생 5거래일이 지나면 평균 2% 이상 상승했다”며 “투자자들이 과거 사례를 교훈삼아 단기 충격 시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글로벌 경제가 공고했고 김정일로의 후계 구도 작업이 충분히 진행됐던 것과 달리 지금 상황은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더불어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 과정이 순조로울 것이냐는 데 회의적인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투자전략파트는 “북한 내부와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당분간 북한의 권력 승계 과정을 지켜본 이후 시장 대응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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