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초연금제, 학계서도 찬반 팽팽

"모든 노인에 연금지급" 한나라 기초연금案<br>● 찬성론-각종 노인수당 정리하면 재정부담 그리 크지 않아<br>● 반대론-재원조달 구체계획 없어 감세정책 당론과도 배치

올 하반기 국회의 국민연금 개혁법안 타결 여부를 지켜볼 국민들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바로 한나라당이 발의한 ‘기초연금제’ 방안이다. 연금 가입 여부에 관계 없이 모든 노인들에게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매달 3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만큼 국민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법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나라당안 자체에 대해 현재 학계에서는 학자들 사이에서 찬반 의견이 일부 엇갈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보건복지부 절충안이 한나라당을 일부 수용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찬반논쟁은 올 하반기 국회에서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한나라당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금융보험학과)는 복지부의 절충안을 “한나라당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회분열적’ 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국가의 연금 개혁안은 노인 소득보장 정책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담고 있어야 함에도 절충안은 ‘중ㆍ저소득층 45%에 매달 8만원’이라는 대증요법에 그쳤다는 불만이다. 김 교수는 “재정 부담은 있지만 한나라당안은 적어도 기초연금제를 통해 노후 사각지대 계층에게 ‘세대간 재분배’ 원칙에 따른 미래세대로부터의 지원을 보장할 수 있다”며 “이와 달리 절충안은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쓰고도 노인들에게 상대적 갈등만 초래할 뿐”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사회보험 정책은 기여원칙, 소득비례 원칙에 관계없이 사각지대 계층에게 형평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 한나라당의 기초연금제가 시행될 경우 연간 재정부담이 국내 GDP의 8%에 이르는 등 부담이 너무 크다는 우려에 대해 “독일, 프랑스는 노인인구 비율이 20%도 안 되지만 이들의 소득보장을 위해 GDP의 11%에 달하는 지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마구잡이식 각종 노인 수당을 정리하고 연금 적립금 중 일부를 활용하면 재원 마련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반대로 서울대 김상균 교수(사회복지학과)는 한나라당안이 정부 재정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권정당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야당이 최소안의 재정적 대안 마련조차 없이 ‘말로만’ 기초연금제 도입을 외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김 교수는 “기초연금제 논란의 가장 큰 문제는 여당이 아닌 야당이 기초연금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는 데 있다”며 “한나라당은 지금 국민들에게 기초연금제라는 유한어음을 끊어놓은 형국”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이 어음은 집권에 성공할 경우 한나라당이 반드시 국민들에게 현찰로 바꿔줘야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야당에서 나라 살림살이를 걱정해야 하는 여당으로 변신한 뒤에도 과연 기초연금제를 순수히 도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그 동안 간접세 확대를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던 한나라당이 최근 감세정책을 당론으로 펼치면서 이와 상충되는 간접세 확대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김 교수는 꼬집었다. 그는 특히 “처음부터 매달 13만원씩 기초연금제를 시작하다가 재정 부족을 이유로 지급액과 범위를 줄인다면 거센 국민적 반발에 직면하게 된다”며 “한나라당이 기초연금제 도입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매달 1만원씩이라도 우선 도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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