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충주 달래강 그 옛날 멱감던 기억이…

국내유일 중원 고구려비·얼굴하얀 미륵석불등 선사~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유적 산재<br>최근엔 수달 보호지로 알려져 보호운동 활발

충주 달래강 그 옛날 멱감던 기억이… 국내유일 중원 고구려비·얼굴하얀 미륵석불등 선사~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유적 산재최근엔 수달 보호지로 알려져 보호운동 활발 철 지난 피서지는 적막하다. 여름내내 시달리던 산과 바다는 썰물처럼 빠져나간 사람들이 남긴 발자취만 홀연히 남는다. 늦게라도 휴가를 떠나야 하는 사람에게는 어디로 가야 할지 난감한 시기다. 이럴 때 도회지에서 멀지않은 작은 강을 제격이다. 충주 인근의 달래강(달천)은 좁지도 않고 깊지도 않은 품새가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하다. 이름 만큼이나 아름다운 이 강의 발원지는 속리산. 괴산, 음성을 지나 125km를 흘러 내려 오면서 화양구곡과 선유동, 쌍곡 등의 멋진 계곡들을 만들고 충주 탄금대 앞에서 남한강과 합류한다. 강의 이름은 물 맛이 달다(甘泉)고 하여 붙여졌다는 설이 있고, 홀로 된 오누이의 애틋한 전설도 전해져 온다. 최근엔 수달의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어 환경단체들의 보호운동이 활발하다. 낮지만 수려한 수주팔봉(493m)을 끼고 있는 살미면 향산리의 강변을 거닐다 보면 옛날 멱감던 시절의 추억이 절로 난다. 한 여름 개구리처럼 동동 떠서 물장구를 치다 보면 피라미와 버들치, 쉬리 등 토종 물고기들이 깜짝 놀라 달아나곤 했다. 달래강 주변의 싱그런 농촌 풍경은 가을이 가까이 왔음을 알려준다. 사람 허리 만큼 자란 벼가 더위를 이긴 관록만큼 하루가 다르게 노랗게 물들고 있다. 한순간 바람이라도 불라 치면 황색 물결이 급하게 출렁거린다. 달래강이 스며드는 충주는 산과 강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 속에 이어져 온 문화의 향기가 가득하다. 곳곳에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적들이 흩어져 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남아 있는 중원 고구려비(국보 205호)는 한반도의 중앙부에 진출한 고구려의 위세를 전하고 있다. 충주의 남쪽 끝(상모면)에 있는 미륵리사지(사적 317호)를 둘러볼 만하다. 신라 말께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곳은 언덕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돌을 쌓아 조성한 석실 안에 우뚝 선 미륵석불(보물 제96호)과 5층석탑(보물 제95호), 석등(지방유형문화재 제19호) 등이 완벽한 사찰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높이 10여m의 거대한 미륵석불과 석축의 당당함이 경주의 석굴암에 견줄만하다. 미륵석불은 온 몸에 거무튀튀한 이끼를 뒤집어 쓰고서도 유독 얼굴만큼은 방금 만든 듯 미소 띤 하얀 얼굴을 하고 있다. 나라에 중대사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이 석불은 올 초에도 얼굴이 흠뻑 젖어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밖에 거대한 거북석상과 온달장군이 갖고 놀았다는 지름 1m의 공기돌, 그리고 수많은 건물터들도 이 절의 규모를 짐작케 한다. 미륵리사지 바로 옆엔 하늘재(520m)로 오르는 오솔길이 있다. 문경과 맞닿아 있는 이 길은 신라가 한강 유역에 진출하기 위해 닦은 우리나라 최초의 도로라는 이야기가 있다. 조선시대에는 과거를 보러가는 선비들과 상인 들어 다녔다는 길이다. 조선 태종 때부터는 문경새재로 통하는 조령로에 사통팔달의 역할을 넘겨주고 말았지만, 최근 인근에 ‘역사ㆍ생태 관찰로’가 개설되면서 다시 사람들의 출입이 잦아졌다. 이름 모를 들꽃들과 울창한 숲을 간직한 채 포장되지 않고 남아 있어 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 운치를 더한다. 하늘재의 관리를 맡고 있는 월악산국립공원사무소측은 “이 길은 고구려 온달장군이 남진을 위해, 신라의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향할 때, 고려의 공민왕이 홍건적의 침입을 피해 이용했던 길”이라며 “이제 2000년이 넘어서야 역사의 길, 문화의 길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충주시 문화관광과(043-850-5161)ㆍ 월악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43-653-3250) 여행메모 ◇찾아가는 길= 수도권에서 영동 고속도로와 중부 내륙고속도로로 번갈아 타고 충주에 도착한 후, 3번ㆍ36번 국도와 지방도로를 이용한다. 수안보 쪽으로 나가다 우회전하면 살미면의 수주팔봉쪽 달래강에 도착하고, 수안보를 지나 더 나가면 상모면에 미륵리사지가 있다. 수안보에서 미륵리를 오가는 시내버스(1시간 간격)도 있다. 서울에서 2시간 남짓. ◇가볼 만 한 곳=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곳이자 임진왜란때 신립장군이 8,000결사대와 함께 산화한 탄금대, 임경업 장군의 위패를 모신 충렬사, 통일신라때 건립된 웅장한 중원 탑평리 7층석탑(중앙탑ㆍ국보 6호)등이 있다. 중앙탑 주변은 널찍하고 아름다운 강변 조각공원이 조성돼 있으며, 인근에 충주박물관과 수석전시장도 들어서 있다. ◇음식ㆍ숙박=남한강변 엄정면 목계리에 민물고기 전문집인 실비집(043-856-5108), 수안보 관광단지에 산나물 전문의 영화식?043-846-4500)이 유명하다. 중앙탑 공원 옆엔 도토리묵밥을 잘하는 장수네집(043-855-3456)이 있다. 수안보 온천관광지에 상록호텔(043-845-3500) 등 호텔과 콘도, 여관들이 많다. 주변에 수안보외에 앙성,문강온천 등이 있어 여행 피로를 풀 수 있다. 충주(글ㆍ사진)=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 입력시간 : 2004-08-2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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