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로화 리먼사태 수준 급락

그리스 신용등급 추가 강등 우려… '1유로=1달러' 가능성도


1조 달러에 이르는 금융안정기금 조성 합의에도 불구하고 유로화가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 수준으로 급락하는 등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6개국) 위기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 외환 시장에서 1유로는 1.2385 달러에 마감돼, 1유로당 1.24달러 선이 무너졌다. 14일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그리스 신용등급을 추가 강등할 가능성이 80% 이상"이라고 밝힌 것이 충격파를 던진 것이다. 그리스 재정 위기로 추락하던 유로화는 유럽연합(EU)의 1조 달러 기금 조성 소식으로 반짝 상승했지만 유로존의 재정 적자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면서 자유낙하하고 있다. 급기야 '1유로-1달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 추세로 가면 유로의 대 달러 가치가 내년에 유로당 1.10달러로 더 주저앉을 것"이라면서 "이보다 더 떨어져 등가, 심지어 유로가 달러보다 더 싸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도 보고서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신뢰가 계속 떨어져 재정 안정화 지원이 어려워지거나 아니면 법적으로 취약해지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유로 가치가 더 주저앉아 달러와 등가가 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로화에 대한 투기세력 공격설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최근의 유로화 급락사태는 유로존 자체가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5일 독일 슈피겔과 회견에서 "유로화 가치 하락은 투기세력의 공격 문제뿐만 아니라 유로존의 재정안정과 관련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트리셰 총재는 "유럽인들은 재정위기를 해소할 조치들을 최우선적으로 취해야 한다"면서 "유럽 내 경제정책들에 대한 상호 감시를 대폭 강화해 유럽연합(EU)의 '안정 및 성장 협약'을 위반한 경우에 철저한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로존 위기가 지속되면서 각국의 긴박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14일 전화회의를 가진데 이어,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17일 브뤼셀에서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슈피겔은 독일 정부가 조만간 유로존 전체를 대상으로 공통의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통화동맹(EMU)의 붕괴는 유럽연합(EU) 통합 프로젝트를 근간부터 흔들 것"이라며 "이라며 "유로화 안정을 위해선 유로존 회원국들이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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