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의 경우 국내에서 개최된 만큼 한국개발연구원(KDI)·삼성경제연구소·현대경제연구원 등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은 월드컵에 의한 경제적 효과에 대한 보고서를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일례로 KDI는 총 3조4,707억원의 지출을 통해 5조3,357억원의 부가가치가 양산되고 11조4,797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35만명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2006년 독일월드컵에는 월드컵에 의한 경제적 효과에 대한 보고서를 내는 연구소가 현대연·한국경제연구원 등 2곳으로 줄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는 현대연이 유일했다. 올해는 현대연조차 보고서를 내지 않을 예정이다.
이는 세월호 사태로 내수위축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경제적 효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들 역시 세월호 참사 이후 월드컵 행사를 취소하거나 외부로 드러내기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연구소들 입장에서는 분석하기 더 까다로워지고 편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이뤄진 2002년 한일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를 놓고도 KDI는 5조3,357억원의 부가가치가 생긴다고 분석한 반면 현대연은 3조6,023억원의 부가가치를 예상했다.
더구나 경제연구소들이 공들여 발표한 수치가 가뜩이나 체감경기 악화에 시달리는 일반 국민과의 괴리가 심할 경우 오히려 공신력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보고서를 내놓아봤자 국민들로부터 비판만 들어서 몇 년 전부터 스포츠에 의한 경제적 효과 보고서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