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소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 지배력을 고수하려는 진로와 추격에 나선 롯데주류·무학의 싸움이 격해지고 있다. 롯데주류와 무학은 각각 서울·수도권과 부산·경남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두 기업중 한 업체가 매물로 나온 대선주조를 거머쥘 경우 전체 소주시장의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진로 수성, 롯데주류·무학은 추격=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개 소주업체 가운데 1위인 진로가 총 5,343만상자 (한상자 360㎖ 30병)를 팔아 전체 출고량(군납용등 면세물량을 제외)의 48.9%를 차지했다. 지난 2008년 시장점유율 51.3%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전년 48.8%보다는 0.1%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궂은 날씨와 경쟁사들의 수도권 공략이 거셌던 점을 감안하면 참이슬 소주의 점유율 수성은 달성한 셈이다. 2위 롯데주류 출고량은 10%가까이 늘었다. 총 1,530만상자에 달해 시장점유율도 14%에 첫 진입했다. 2008년 11.1%에서 2009년 12.8%에 이어 매년 1%포인트 이상 높이고 있다. 롯데주류는 2006년 출시 된지 만 5년이 된 처음처음의 누적판매량이 18억병으로 하루평균 100만병, 초당 11병꼴로 팔렸다고 설명했다. 지방 소주업체들도 공격적이다. 무학은 시장점유율을 2009년 8.5%에서 지난해 9.7%로 단숨에 끌어올리며 금복주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부산 지역소주인 대선주조 '시원'의 영역을 급속히 잠식한 결과다. 이 회사 마케팅사업부 관계자는 "저도주 '좋은데이'도 호조를 보이면서 부산지역에서 점유율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주조 인수따라 시장변화 가속=롯데의 추격은 서울경기지역에서 처음처럼의 판매호조가 결정적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3월 서울경기권 소주 판매비중은 진로와 롯데주류가 각각 73.2%, 25.9%로 집계됐다. 롯데주류측은 현재 이 판매비중이 30%대까지 끌어올려져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 종로와 강남역 부근 유흥업소에서는 지난해 각각 58.0%, 54.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자체 분석결과도 내놨다. 이와 함께 점유율 40%대로 롯데주류의 아성인 강원지역과 함께 경남지역도 타깃으로 두고 있다. 다음달부터 진로의 소주와 하이트맥주의 영업통합이 본격화하면 진로와 롯데주류간 지방시장 다툼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롯데주류와 무학은 이르면 이달초 주인이 결정될 대선주조 인수후보자들이다. 두 업체 외에 부산 향토기업 비엔그룹-삼정 컨소시엄도 함께 뛰어들었다. 지역민심 등이 변수로 남아 있어 낙점을 낙관하기 어렵지만 인수가 성사될 경우 올해 소주시장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력한 인수후보자인 롯데가 인수할 경우 롯데주류 점유율 14%에 대선주조 5.9%가 더해져 총 20% 점유율 확보가 가능해진다. 진로와는 격차가 크지만 텃세가 강한 경남지역 진출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얻는 게 많다. 무학이 인수할 경우에는 총 점유율이 15.6%에 달해 롯데주류를 제치고 단숨에 2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