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침체영향 올 상반기 작년比 4,000억 줄어미국계 은행들이 자국의 증시침체 등 금융시장 불안 등을 이유로 국내에 투자한 자금을 단계적으로 회수해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 진출한 미국계 은행 지점들은 본점에서 들여오는 영업자금이 갈수록 줄어 영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반면 유럽계 은행들은 유로화와 원화의 금리차 등을 활용해 본점으로부터 들여오는 영업자금을 늘려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계에 따르면 씨티ㆍBOAㆍ뱅크원 등 10개 미국계 은행 국내지점들이 국내영업을 위해 본점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지난 6월 말 현재 총 3조4,595억원(잔액 기준)으로 지난해 상반기 말(3조8,429억원)에 비해 4,0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원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말에는 본점 조달자금이 4,596억원에 달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1,309억원으로 3분의1 수준으로 줄었고 씨티와 BOA도 각각 전년동기보다 2,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또 캘리포니아유니온은행과 와코비아 등 나머지 은행들도 본점에서의 영업자금 지원규모가 같은 기간 동안 크게 줄어들었다.
미국계 은행의 한 관계자는 "증권시장 침체 등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 여파로 본점 차원에서 우리나라에 투자한 자금을 적극적으로 회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시불안 등으로 인해 미국의 펀드 고객들로부터 환매요구가 잇따르고 있는데다 국내시장에서의 영업부진까지 겹쳐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계 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3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40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미국계 은행의 영업부진과는 달리 유럽계 은행들은 전반적인 유로화 가치 안정에다 유로화와 원화간 금리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최근 1년간 본점에서의 영업자금 지원 규모가 30% 가까이 늘어났다.
이들이 본점에서 지원받은 영업자금은 올 상반기 말 현재 8조3,57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6조4,930억원보다 2조원이나 늘어났다.
유럽계 은행들은 공격적인 영업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 전년동기(1,167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1,3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