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명빌딩 20곳 IMF후 외국인에 팔려

외국자본이 IMF 외환 위기이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사들인 주요 빌딩은 20여 곳. 액수로는 2조 7,300여억원이 넘는다.IMF 이후 국내에서 빌딩을 가장 먼저 매입한 기업은 볼보트럭. 서울 한남동 옛 한남체인빌딩을 105억원에 경매를 통해 사들여 볼보트럭코리아와 볼보건설기계코리아의 사옥으로 쓰고 있다. 이 건물 지하에 자리잡은 쇼핑센터는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명소다. 외국의 희귀한 채소와 향료들이 가득해 국내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IMF 이후 외국에 팔린 건물 가운데 가장 비싼 빌딩은 역삼동의 아이타워 빌딩.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부동산 투자펀드인 론스타(Lone Star)가 지난해 총 6,632억원에 사들였다. 이 가격은 무교동 서울파이낸스센터(4,500억원)보다 2,000여억원이나 높은 수준이다. 싱가포르 투자청이 지난 99년 샀던 서울파이낸스센터는 외국기업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빌딩으로 도심 속의 '외국기업 게토'라는 명칭도 붙어 있다. 여의도에 있는 외국기업빌딩 가운에 눈에 띄는 곳은 한국휴렛팩커드(한국HP) 사옥. 이 건물은 당초 고려증권이 사옥으로 썼으나 외환위기이후 HP에게 넘어갔다. 이 곳의 화려한 인테리어 장식은 유명한데 고려증권 시절부터 있던 것이다. 고급 단풍나무 마감재로 단장돼 특히 아름답다는 22층은 HP가 인수한 후 프런트 데스크와 회의실로 사용하고 있다. IT 경쟁사인 한국후지쯔도 이 건물 5~11층에 입주해 한국HP와 지하 사내식당을 함께 쓰고 있다. 소탈한 성격의 최준근 한국휴렛팩커드사장과 안경수 한국후지쯔사장은 사내 식당을 자주 찾곤 하는데 두 사람을 비롯해 두 회사 직원들은 서로 경쟁자이면서도 한 솥밥을 먹는 사이가 됐다. 반면 두 회사 통틀어 외국인 직원은 채 다섯 명도 안 되기 때문에 정작 이 빌딩에서 외국인과 마주칠 일은 거의 없다. 이밖에 알리안츠제일생명은 지난해 3월 여의도 KTB빌딩을 750억원에 사들였으며 굿모닝증권도 여의도 쌍용증권빌딩을 매입해 사옥으로 쓰고 있어 여의도는 어느새 외국기업 밀집지역 가운데 하나로 변했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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