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신문협회 주관으로 2시간40분이라는 최장 시간을 기록한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4주년 기념회견. 노 대통령은 신년연설에서 시간제약 때문에 페이스를 잃었던 점을 만회하려는 듯, 때로는 질문자에게 공격까지 가하면서 할말을 다 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까지 국민을 배반한 적이 없다”고 말문을 연 뒤 “국민과의 소통이 어렵다. 지지율 문제는 포기했다”는 말로 자신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데 대한 섭섭함도 드러냈다. 특히 민생문제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는 “(자신의 임기 동안 기록한) 성장률 4.5%가 파탄이면 보통은 얼마를 보통이라 해야 하고 아주 좋은 호황은 몇 %로 해야 하냐”며 정면으로 받아 치기도 했다. 다음은 분야별 발언 요지. ▦부동산 양도세가 높아서 집을 팔래야 팔 수가 없다, 이사를 가려면 집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맞지 않는 말이다. 5억원 내지 10억원짜리 가옥을 기준으로 해서 계산한 결과 양도세 실효세율은 10% 내외였다. 종부세 때문에 이사 가려면 바깥으로 나가야 세금이 는다. 굳이 이사 가려면 싼 동네로 가면 된다. 양도세 내고도 돈이 많이 남는다. 저도 여의도에서 명륜동으로 가면서 돈이 많이 남았다. 양도세 부담이 높아 집을 못 판다는 주장은 부동산을 흔들려는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퍼트린 것이다. 부동산 격이 물가인상률이나 금리이상으로 오르면 안된다. 정부는 실수요자의 주거복지 차원에서 주택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재원마련 등에 시간이 걸리지만 부동산 안정대책은 거의 마무리 단계다. ▦한미 FTA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더 양극화될 것은 없고 미국화될 것도 없다. 농업이 피해를 입겠지만 정부는 그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준비할 것이다. 그 외에 양극화가 되는 부분이 더 있느냐. 국제화는 있겠지만 미국화는 없고 미국에 양보한다고 하는 것은 보기에 따라 다르다. 한국에 약한 것이 기업지원 서비스, 디자인 발명, 연구개발 실험, 법률·회계서비스 등인데 미국과 동조화시켜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일본과 중국이 미국과 FTA하면 한국엔 위기감 온다. 한미 FTA는 한국 경제의 자신감과 역량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국이 (일본과 중국에 비해) 먼저 카드를 쥔 것이다. ▦북핵ㆍ남북 정상회담 (북핵은) 개혁ㆍ개방과 별개로 상대방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아예 위협 못하도록 할 목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이는 별개의 것이다. 미국 정부는 꼭 일관되지 않았지만 한국 정부는 봄으로 가는 방향이기에 꽃샘 바람 불어도 흔들림 없이 갔다. 정상회담은 북핵과 북미 관계 정상화가 해결되는 게 1차적 과제이고 그 문제가 해결 안되면 남북 관계 해결도 어려운 게 국제적 역학 관계이다. 여러 장애물이 없어지면 만나 할말이 있는데 지금 만나면 약속을 해도 중국ㆍ미국과 또 협의해야 하기에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 본 것이다. 만나서 할 얘기가 있다는 판단이 서면 적극 손을 내밀겠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 ▦진보 논쟁 진보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누가 진보이고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며, 그 가치가 지금 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와 나란히 가고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어야 한다. 정치적 저의 없고 논쟁도 하고 평가도 하자는 단순한 것이다. 진보 논쟁은 차기 대선과 관계도 없고 대통령 선거와 결부시켜도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내일의 역사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는 게 옳다. 국민들과 소통하기 어려워 답답하다는 느낌이 든다. 갑갑하다. ▦당적정리ㆍ내각 운영 당적 갖고 정치적 견해를 분명히 하더라도 공정하게 하면 되는 것인데 자꾸 중립으로 꾸미려고 하는 것은 독재시대 잔재다. 국민의 정부 이후 행정 중립ㆍ선거 중립하지 않아 선거 공정 훼손한 적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 당적 갖고 있으면 좀 어떤가. 노무현 때문에 떨어질 표는 다 떨어졌고 지금 나간다고 표가 돌아오지 않는다. 총리 인선은 정치적 내각보다 실무적 내각으로 가는 게 맞는 시기 아닌가라고 보고 있다. 장관 문제에 대해 가급적 바꾸지 않을 생각이다. 가급적 특별한 일 없으면 그대로 가려고 한다. ▦차기 대통령론ㆍ개헌안 발의 차기 대통령은 정치를 좀 알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것이 정치를 좀 잘 알고 그리고 가치 지향이 분명하고 정책적 대안이 분명한 사람, 그런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여론조사하면 경제하는 대통령이 나오는데 15대 대통령선거 때도 경제하는 대통령, 16대 대선에서도 경제하는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항상 높이 나왔다. 그러나 그때 시대정신이 전부 경제였느냐. 경제는 어느 때나 항상 나오는 일정 단골 메뉴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시대정신은 다 있다. 개헌 문제에 대해 국민 공감대가 없다고 하는데 공감대 없는 얘기를 의제로 제기해 논의해보자고 하는 게 정치인 본분이다. 지지 낮은 대통령이 제기한 것도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지지 높은 대통령이 제기해도 틀린 것은 틀린 것이다. (개헌) 반대편에서 총대를 메는 사람도 없다. 논리가 안되니까. 원 포인트 개헌 거치면 내용을 논의할 수 있지만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앞으로 20년 동안 본질적 내용의 개헌은 얘기할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