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대출회수 '골머리'

부동산값 하락에 담보가치도 뚝… 매물 내놔도 제값받기 어려워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담보가치가 동반 하락하자 은행권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토지나 아파트 등의 담보가치가 크게 하락함에 따라 대출이 부실화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워크아웃(기업회생작업) 신청을 검토 중인 C&그룹의 경우 자산매각이 불발에 그치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은 C&그룹의 부실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시가 1,600억원 규모의 서울 강남 빌딩을 매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자산가치만 400억원이나 떨어진 채 매수자조차 나서지 않아 매각작업이 벽에 부딪쳤다. 공장이나 땅을 담보로 대출받은 기업이 불경기에서 부도위험에 처하면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바로 현금화하기 힘들어 은행들도 대출회수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기업은행이 지난 9월 말 현재 인천 남동공단의 공장부지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년동기 대비 약 30%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10월 전국의 땅값 상승률은 0.04%로 2000년 4ㆍ4분기(-0.46%)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도산하는 경우 공장이나 땅을 팔려고 내놓더라도 매수자가 없어 은행도 대출금을 건질 수 없게 된다"며 "보통 은행 중소기업대출의 30%는 신용 또는 보증서 대출이고 나머지는 담보를 잡고 나가는 대출인데 현재로서는 담보를 제시하더라도 대출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기업 부실화로 담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을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기업대출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대출 축소→유동성 부족에 따른 기업 자금난 악화→부실 확대→추가 대출 회수' 등의 악순환 고리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