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이 대사는 이날 오후 워싱턴DC내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중국의 외교정책과 미·중관계'를 주제로 강연한 자리에서 "일본의 일부 민족주의자들이 2차대전에서 패배한 것이 원자폭탄이라고 생각하면서 미국하고만 잘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되고 위험한 생각"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추이 대사는 이어 "일본 일부 정치인들의 이 같은 사고는 세계질서에 반하는 것"이라며 "미래를 위해 이런 사고가 다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며 일본 정치권 전체의 생각은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중관계에 언급,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전화 한 통화(a phone call away)만 하면 되는 사이"라고 강조하고 "미·중관계는 경쟁관계에 기초한 '제로섬' 관계에서 벗어나 대국간의 새로운 협력모델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양국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며 기후변화와 식량문제 등 국제적 현안을 놓고 서로 협력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는게 중요하다"며 "양국관계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긍정적으로 접근하면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중 양국간 최고위급 간에 소통을 강화하고 양자투자협정(BIT) 등 경제협력을 증대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이 대사는 최근 미·일 양국이 '2+2' 회의를 개최한데 대해 "현재 동북아는 번영이냐, 갈등이냐의 기로에 서있다"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려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도 이웃이고 이웃이 싫다고 저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가 가장 중요하며 한반도에서 갈등상황이나 무장충돌이 발생하는 것은 중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침해되기 때문에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이 대사는 또 "북핵에 결연히 반대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결의에 동참한 것도 한반도 비핵화가 근본적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추이 대사는 북핵 해법에 대해 "압박만으로는 통하지 않으며 협상과 대화가 가장 바람직한 외교적 수단"이라며 "현 국면에서는 6자회담이 가장 실효성있고 실행 가능한 협상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주변국과의 분쟁과 관련해서는 "중국은 이웃과의 평화적 관계를 중시한다"며 "도발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응하는 것일 뿐"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추이 대사는 중국이 그동안 추구해온 전략적 슬로건인 '도광양회'(韜光養晦ㆍ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를 최근 들어 사용하지 않는데 대해 "과거에는 경제·사회문제에 집중한다는 의미로 도광양회를 써왔지만 지금은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추이 대사는 자신이 직접 '화(和)'라고 쓴 종이를 들어보인 뒤 "중국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바로 화(和)이며 화합이 있어야 평화도 온다"고 강조하고 "중국 외교정책의 기본원칙을 독립과 함께 평화로 삼고 있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표방하는 '중국의 꿈'과 미국의 '아메리칸 드림'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세계 어디서나 좋은 직장, 좋은 자녀교육을 할 수 있고 안정된 사회에서 사는 것을 원한다는 점에서 아메리칸 드림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부임한 추이 대사는 1986년부터 2년간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공부하며 공공정책 석사학위를 땄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