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李舜臣) 장군 묘소훼손사건을 수사중인 충남 아산경찰서는 24일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양순자(楊順子.48.여.백 철학관 운영)씨가 충무공 묘소 외에 전국의 다른 묘소에도 칼 등을꽂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확인작업에 나섰다.경찰은 이날 공범으로 검거된 양씨의 아들 문대원(27.회사원)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 1-2월 수개의 칼을 등산용 배낭 속에 넣어 둘러메고 어머니 양씨와 함께 경북 안동 김씨 문중 묘와 경남 합천 가야산 주변 묘소 2곳, 충북 보은 속리산의 묘소 등 4곳에 다녀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문씨는 그러나 "어머니가 `너는 묘앞에 오면 좋지 않으니 가라'고 해 먼저 되돌아 와 어머니가 실제로 이들 묘소에 칼을 꽂았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경찰은 문씨의 진술이 범행에 사용된 칼을 제작, 판매한 부산 K공업사측의 제보내용과도 일치해 양씨가 지난달과 이달 이 충무공 묘소 등을 훼손하기 이전에 다른묘소를 훼손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해당 지역으로 형사대를 보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K공업사측은 "양씨가 지난해 12월께 처음 공업사를 찾아와 `칼을 팔아보려고 한다'며 칼 20개를 사간이후 최근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1회에 15-20개씩 모두 5백여개를 사갔으며 매번 등산용 배낭을 메고 와 가져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양씨가 부산 D공업사에서 쇠말뚝 70-80개를 주문제작한 뒤 지난해 12월과 1월중 두번은 문씨가 직접 이를 운반해 간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양씨 집에서 압수한 증거물에 최근 선영에서 놋쇠막대기가 발견돼 파문이 일었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 등 일부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적힌 메모지와 명당 위치가 표시된 다수의 풍수지리서가 포함돼 있어 이들 4곳의 묘소외에도 양씨에 의해 훼손된 묘소가 더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문씨는 이날 경찰조사에서 "이 충무공 묘소 등에는 어머니와 함께 지난 달6일부터 지난 17일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칼 100개와 쇠말뚝 50개 등 150개를 꽂았다"고 말했다.
또 "두통 등 병을 심하게 앓던 어머니가 이들 묘소에 칼 등을 꽂은 이후에는 기력이 좀 나아지는 것 같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씨가 이 충무공 묘소 이외의 다른 유명 인사에 대한 자료를준비하고 풍수지리서를 연구한 흔적이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제 2, 제3의 범행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공범인 문씨를 상대로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추궁중"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