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켈란젤로가 고대 그리스 조각품 위조?

미켈란젤로가 고대 그리스 조각품 위조? 르네상스 시대의 대가 미켈란젤로에 의해 발견된 고대 그리스 조각품 '라오콘'이 사실은 미켈란젤로 자신이 몰래 만든 작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트로이의 사제였던 라오콘은 트로이 전쟁 당시 그리스가트로이 성 안에 몰래 가져다 놓은 목마는 그리스가 꾸민 흉계의 소산이 분명하므로 이를 파괴해야 한다고 '신기'를 누설해 이에 분노한 여신 아테네가 보낸 뱀에 몸이 감겨 죽었다. 라오콘이 두아들과 함께 뱀에 몸이 감겨 죽어가는 모습을 묘사한 조각상은 1506년 한 농부의 제보를 받은 미켈란젤로에 의해 발견됐다. 현재 바티칸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이 조각은 헬레니즘 미술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손꼽힌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 컬럼비아대 미술사 강사인 린 캐터슨(여. 48) 박사가 최근 컬럼비아대 이탈리아학 아카데미에서 행한 강연을 통해 미켈란젤로가 그리스ㆍ로마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당시의 거부 메디치가로부터 돈을 받아내기 위해 자신이 라오콘상을 조각해 발견하는 '자작극'을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타임스에 따르면 캐터슨 박사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라오콘의 등과 유사한 모습을 담고 있는 1501년 미켈란젤로의 남성 상반신 스케치가 발견된 점, 미켈란젤로가 평소 모작에 능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1498년부터 1501년까지 미켈란젤로가 라오콘상 조각에 사용된 것과 같은 대리석을 여러뭉치 사들였음을 보여주는 미켈란젤로의 입출금 기록과 아버지에게 보낸편지도 그가 라오콘상을 직접 조각한 정황증거라고 주장했다. 캐터슨 박사는 미켈란젤로가 1498년부터 1500년까지 또 다른 작품 '피에타'를만들면서 라오콘상도 함께 조각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기간 그는 적게는 하루 3시간밖에 자지 않을 정도로 정력적으로 일했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했을테고 그의 작업실은 두개의 조각 작업을 동시에 해내기에 충분할만큼 넓었다고 캐터슨 박사는 설명했다. 캐터슨 박사는 제작된지 최소한 1천500년이 넘은 조각이 그처럼 완벽한 형태로,그것도 로마시대 박물학자 대(大) 플리니우스가 지적한 바로 그 장소에서 발견됐다는 점도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대 플리니우스는 "전무후무한 걸작품이 로마의 에스퀼린 언덕에서 발견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는데, 미켈란젤로는 라오콘상 발견이후 이 조각이 바로 그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캐터슨 박사는 "라오콘상을 조각한 사람이 바로 미켈란젤로라는 사실이야 말로 이 조각품이 발견될 당시에나 지금이나 왜 그토록 사람의 매력을 끄는 지를 잘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캐터슨 박사의 주장에 대해 리처드 브릴리언트 컬럼비아대 교수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은 "터무니 없는 추측"이라면서 일축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밝혔다. 브릴리언트 교수는 "캐터슨 박사의 주장은 어떤 면에서도 신뢰성이 없다"고 말했고 뉴욕대의 캐서린 웰치 교수는 "캐터슨 박사가 라오콘을 묘사했다고 주장하는 미켈란젤로의 스케치는 내가 볼 때는 라오콘과 닮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워싱턴 대학의 윌리엄 월러스 박사는 "캐터슨 박사의 주장이 정식 출간돼 나오기까지는 판단을 유보하겠다"면서도 "라오콘상이 다른 그리스ㆍ로마 시대 조각상과 유사점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입력시간 : 2005/04/19 07:57 라오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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