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일본방문 첫날인 6일 국빈 방문 공식환영식과 아키히토(明仁) 천황 면담, 닛케이(日經)신문 인터뷰, 천황 주최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정상외교 활동에 매진했다.
◇공식 환영식=노 대통령은 하네다공항을 통해 도쿄에 도착, 숙소인 영빈관으로 자리를 옮겨 아키히토 천황 내외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나루히토(德仁) 황태자 내외 등의 예방을 받고 국빈방문 의전절차에 따른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천황의 안내로 붉은 카펫을 따라 이동해 사열대에 단독 등단, 의장대의 `받들어 총` 경례를 받은 데 이어 의장곡 연주 속에 국빈으로서의 `권위를 갖춘` 환영을 받았다. 노 대통령은 약 20분간의 환영행사를 마친 뒤 아키히토 천황과 황실에서 준비한 전용 리무진 차량에 동승, 오후3시22분께 황궁으로 이동했다. 권양숙 여사도 미치코(美智子) 황후와 동승, 뒤를 따랐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학교 아동과 민단 관계자 등 모두 100명이 한복 등을 입고 나와 태극기와 일장기를 흔들며 노 대통령을 환영했다.
◇천황 면담=노 대통령은 황궁으로 천황 내외를 예방, 2002년 월드컵대회 공동개최 이후 더욱 돈독해진 한일 우호협력 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노 대통령은 천황 내외에게 서명을 곁들인 자신과 권 여사의 사진을 액자에 담아 선물하고 백자 사면합(四面盒) 한쌍을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백자 사면합을 선물하면서 `실용적이고 단아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히토 천황은 노 대통령에게 일본 전통공예전에서 입선한 접시 모양의 상감그릇 도예품을, 권 여사에게는 보석함을 각각 따로 선물했고 부부가 함께 찍은 사진액자를 건넸다.
◇천황내외 주최 만찬=노 대통령은 닛케이신문 인터뷰를 마친 뒤 황궁에서 천황 내외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만찬 답사에서 한일 양국의 역사적 인연을 강조하고 우호친선관계 지속의지를 피력한 뒤 “그 충분한 가능성은 지난해에 이미 확인됐다”고 양국이 공동 개최한 월드컵의 `의미`를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해 월드컵 때의) 그 열정, 그 감동을 한일 공동의 미래를 위한 에너지로 승화시켜나가야 하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아키히토 천황은 만찬사에서 “양국 우호관계가 이처럼 발전해온 그늘(陰ㆍ배경)에는 많은 사람들의 고로(苦勞ㆍ노력의 쌓임)가 있었다”고 말하고 “우리는 그러한 일을 생각하고 양 국민이 걸어온 역사를 늘 진실을 찾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그런 바탕 위에서 양 국민간의 끈을 흔들림 없는 것으로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쿄(일본)=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