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선(34) 금호케미칼 재무팀 과장은 은행·증권 등 금융기관을 제치고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선물 시장을 평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는 하루에 200~300계약의 주문을 혼자 낸다. CD 금리선물의 하루 총거래량이 3,000계약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朴과장의 시장점유율이 10%대에 육박하는 셈이다.
그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16일부터 3일간 벌어진 은행권과의 CD 금리선물 전쟁에서 승리하면서부터다.
朴과장은 대우사태 이전부터 금리상승을 예상하고 선물매도에 치중했다. 이때 외국계 은행 등 세곳의 은행이 朴과장과 정반대로 선물매수 포지션을 잡았다.
3일간 치열한 매매공방전이 벌어졌다. 거래량이 4,000계약을 넘어서기도 했다. 3일째 되는 날 은행들이 손을 들었다. 매수포지션을 매도로 전환한 것이다. 내로라하는 은행의 선물딜러들이 항복한 것이다.
朴과장은 『대형 금융기관들이 힘만 믿고 시장을 흔들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며 『내년 3월까지 금리 상승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호그룹 비서실 출신이다. 금호케미칼 재무팀으로 옮긴 후에도 계열사 재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외환선물·금리선물 기법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일반기업들이 선물시장에서 금리·환율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서는 시장참가자들이 공정한 게임을 해야 하고 시장규모도 더 커져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朴과장은 금융기관들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지만 기업에 남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정명수기자ILIGHT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