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더블 클릭] 존경 받는 군인 채명신


나폴레옹은 병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식민지 코르시카 출생으로 한때 독립운동에도 몸담았던 그가 병사들의 신뢰를 받았던 비결은 두 가지. 군사적 재능과 솔선수범이다. 명성을 날린 최초의 전투인 왕당파 반군과의 툴롱 전투에서는 수학실력을 바탕으로 정밀한 포격을 퍼부어 전세를 뒤집었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전선에서는 군기를 잡고 전열 선두에 섰다. 병사들에게 '우리들의 꼬마 하사'라는 애정이 담뿍 담긴 별명으로 불렸던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은 유럽을 휩쓸었다.


△손자병법을 남긴 손무와 더불어 춘추전국시대를 대표하는 명장 오기(吳起) 장군 역시 병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덕장으로 유명하다. 대장군의 지위에도 병졸들과 같이 먹고 자며 빨래까지 손수 챙겼던 그는 종기 때문에 고통 받는 무명 병졸을 보고는 입으로 상처를 빨아 고름을 빼냈다. 오기가 지휘하는 초나라는 연전연승 가도를 달렸다. 승리의 비결은 '병사의 종기를 직접 빨아주는 어진 마음(연저지인)'의 힘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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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군사전략으로나 병사를 위하는 마음에서나 이들에 비할 만한 명장이 있다. 유명을 달리한 예비역 육군 중장 채명신 장군. 바로 그 분이다. 한국전쟁에서 게릴라전으로 전공을 세웠던 그는 파월한국군총사령관으로 참전한 베트남전에서는 안티 게릴라 전법으로 한국군의 용맹을 세계에 알렸다. 만약 미국이 채 장군의 '양민과 베트콩의 분리 정책'과 '중대기지 전술'을 일찍 따랐다면 월남전을 승리로 끝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장군의 삶을 되짚으면서 새삼 발견한 게 있다. 현역 시절 장군의 사진은 다른 장군들과 달라도 한참 달랐다. 작고 가벼운 장군용 리볼버 권총과 가죽 요대를 마다하고 무겁고 커서 '손대포'라고 불리는 45구경 권총과 탄창집에 수통까지 착용한 수많은 사진들은 진짜 야전군인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1968년 청와대에서 냉면 대접을 받고는 '월남의 전우들에게 이 냉면을 보낼 수 있으면 한이 없겠다'던 장군은 그토록 아끼던 병사들과 같은 묘역에 묻혔다. 죽는 순간까지 고귀한 정신을 남겨주신 장군의 마지막 길에 예비역 육군 병장이 존경의 경례를 올린다./권홍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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