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디지털TV 내년 첫 방송/연방통신위 2년내 개시 의무화

◎주파수 면허 무료 700억불 포기/일·유럽 앞질러 시장선점 포석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3일 방송과 TV관련업계를 놀라게 할 깜짝발표를 내 놓았다. FCC는 이날 미방송사들에게 미래 정보화시대의 핵심기기로 불리는 디지털TV의 주파수 면허를 「무료」로 내주겠다고 확정·발표했다. FCC의 이번 결정은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주파수 입찰사업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점에서 우선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FCC가 디지털 방송의 주파수 입찰을 통해 최대 7백억달러를 움켜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FCC로서는 결국 「20세기 최대의 수익사업」을 포기한 셈이다. 그렇다면 FCC가 왜 이런 특단의 조치를 취했을까. FCC측은 이날 발표에서 주파수 무료 공여의 조건으로 ABC, CBS, NBC 등 3대 공중파 방송과 케이블방송인 FOX를 포함한 4대 메이저방송에게 10대 대도시권에서 2년내에 디지털TV 방송을 개시토록 했다고 밝혔다. 또 30대 도시권에 있는 4대 메이저 계열 방송사들에게는 30개월 이내에 의무적으로 디지털TV 방송을 중계받아 내보내도록 의무화했다. 방송사들에게 주파수 무료라는 미끼를 던지는 대신 방송 개시일 단축이라는 실리를 챙긴 셈이다. 『일본 등 외국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디지털TV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기 위해 황금덩어리를 내던졌다』는 일부 설명도 이런 점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FCC의 이번 발표로 디지털TV 방송은 이제 그야말로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가을께, 늦어도 2년안에는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디지털TV 방송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10대 도시권의 23개 방송국은 이미 18개월내에 디지털방송을 개시하겠다고 FCC에 통보한 상태다. 1950년대 컬러TV가 첫선을 보인지 반세기가 채안돼 새로운 TV혁명이 가시권에 들어선 것이다. 10년이상의 연구끝에 결실을 눈앞에 둔 디지털TV는 관련 업계에도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게 틀림없다. 우선 디지털TV 생산에 참여중인 제니스와 필립스 등은 물론 지난해말 생산 참여를 선언한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애플 등간에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빙송개시 일시가 단축된데 맞물려 디지털TV의 시장 성숙시기도 한층 앞당겨지게 됐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오디오, 비디오 등 관련업계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게 됐다. 디지털TV는 론 워터 인텔부사장이 정의내리듯, 『PC기능에 훨씬 다양해진 TV프로그램을 합한 것』으로 보면된다. 따라서 화질이 선명한 점도 있지만, TV방송과 인터넷 등 영상에서 맞볼 수 있는 모든 기능이 하나로 합해졌다는데 더 큰 의의가 있다. PC메이커 등 관련업체들은 결국 디지털TV 수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팽창이냐, 멸망이냐의 기로에 서있다. 미국의 한 패션디자이너 말대로, 이제 의상과 액세서리 등 패션시장 역시 디지털TV를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도 머지 않았다. 홈쇼핑 시장이 무한대로 확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앞으로 최소 9년후면 현재의 아날로그 TV방송은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한다. 디지털TV가 「지능형 정보상자」로서 안방을 점령할 날도 멀지않은 셈이다.<김영기>

관련기사



김영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