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청야니 '골프 여제' 굳히기

덜 공격적ㆍ더 영리해진 골프로 여제 지위 굳혀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청야니(대만)가 ‘골프 여제’의 지위를 굳히고 있다. 한국 낭자들은 청야니의 독주를 막지 못 하고 올 시즌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청야니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팬더 크리크 골프장(파72ㆍ6,746야드)에서 펼쳐진 스테이트 팜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청야니에 1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재미교포 민디김(22ㆍ한국이름 김유경)은 1타를 잃어 공동 5위(15언더파 273타)로 뒤집기에 실패했다. 한국 국적의 선수 가운데는 박세리(34)가 4타를 줄여 공동 5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신지애(23ㆍ미래에셋)는 공동 8위(13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다. 올 시즌 청야니의 독주가 심상치 않다. 개막전인 LPGA타일랜드 대회에 이어 LPGA투어에서 2승을 챙겼고 유럽ㆍ아시아투어를 포함하면 벌써 5승째다. 청야니는 우승 상금 25만 5,000달러를 챙겨 LPGA투어 상금랭킹 선두(90만5,725달러)를 굳게 지켰고 다승 부문에서도 크리스티 커(미국)와 함께 공동 1위(2승)로 올라섰다. 지난 2008년 LPGA투어에 정식으로 데뷔한 청야니는 올 시즌 플레이가 더욱 영리해졌다. 데뷔 초만 해도 그의 스타일은 지나치게 공격적(aggressive)이어서 성적이 들쭉날쭉했다. 개인 통산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인 맥도날드 LPGA챔피언십으로 장식했지만 20여일 뒤의 US여자오픈에선 공동 42위로 부진했다. 브리티시 오픈에서 2위로 기세를 올리는가 싶더니 이후 열린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컷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지난 2009년 그는 ‘분석적인 골프’로 유명한 아니카 소렌스탐이 살던 집을 구매해 이사를 왔고 플레이 스타일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를 잡고 티샷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던 청야니는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덜 공격적인 대신 더 영리해졌다”고 최근 플레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핀까지 160야드 가량 남은 러프 지역이라면 예전에는 그린을 바로 공략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레이업으로 안전하게 가는 방법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을 차지하는 등 큰 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는 ‘외강내유’의 성격을 밝히기도 했다. 표정 변화가 없고 무덤덤한 모습과는 달리 우승 앞에선 어느 선수보다 많이 긴장한다는 것. 그는 “1번홀에서 1m도 안 되는 버디 기회였는데 손이 너무 떨렸다”고 말하기도 했고 “후반으로 가면서 리더보드를 보지 말자고 계속 계속 되뇌었다”고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뒤 “소렌스탐이 집에 남겨두고 떠난 트로피 장식장이 현재 텅 비어 있다. 우승패로 가득 채우고 싶다”며 더욱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최근 10년간 LPGA투어에서 가장 늦게까지 우승 소식을 전해주지 못한 한국 낭자군들로서는 험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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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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