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中기업 한국인 사외이사 선임하라"… 중국고섬 사태 이후

고섬사태 이후 중국기업 주가 급락하자 요구 봇물 <br>거래소 다음달 해외기업 상장 개선방안 내놓을 듯

중국고섬의 거래 정지 등으로 중국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자 한국인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의 제안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ID가 ‘감성투자4’인 한 투자자는 최근 인터넷 주식포털사이트에 글을 올려 “차이나디스카운트를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당장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중국회사에 중국주 한국인 사외이사 선임안을 제안하자”밝혔다. 이 글이 올라간 뒤 이에 동참하겠다는 주주들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meditation’을 ID로 사용하는 한 투자자는 “중국회사로서도 한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해 실적에 걸맞은 주가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동조했다. 주주들이 들고 일어선 가장 큰 이유는 중국고섬 사태 이후로 최근 중국기업들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중국고섬이 거래정지 된 지난 3월23일부터 지난 27일까지 국내 상장 중국기업 17곳(중국고섬 제외)의 주가 상승률은 -18.93%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38%)은 물론 코스닥지수 상승률(-5.38%)을 크게 밑돌았다. 시장별로는 성융광전투자와 3노드디지털 등 코스닥상장 중국기업 14곳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21.88%였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중국원양자원과 연합과기의 상승률은 -8.08% 였다. 이 기간 5.04% 상승한 유가증권시장의 화풍방직만이 유일하게 시장수익률을 소폭 웃돌았다. 가장 많이 떨어진 기업은 코스닥의 성융광전투자로 하락률이 43.16%에 달했다.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해외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가 나빠지면서 미국의 뉴프라이드나 일본의 네프로아이티도 각각 13.46%, 10.23% 하락했다. 호실적을 발표해도 주가가 게걸음을 치자 주주들의 원성이 극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1ㆍ4분기 실적을 발표한 중국원양자원과 차이나하오란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6.4%, 16.8% 늘어나는 등 양호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주가는 게걸음질 쳤다.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통로가 없는 한 중국고섬처럼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KRX는 해외기업의 상장심사 개선방안에 대해 여러가지 대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KRX는 최근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듣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달 개선안을 내 놓을 예정이다. KRX는 상장을 주관하는 금융투자회사를 통해 해외 기업의 회계 불투명성을 해소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지적돼 온 한국인 사외이사 선임 문제를 포함해 해외 기업의 내부통제에 이상이 없다는 확인서를 주관사로부터 받는 방안이나 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을 권고해 회계투명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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