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ㆍ문화평론가ㆍ칼럼니스트로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치는 김창식 작가가 수필집 '문영음을 사랑했네'를 새로 내놓았다. 물론 여기서 '문영음'은 사람 이름이 아니다. 문학ㆍ영화ㆍ음악 세 가지의 머리글자를 붙인 것이다. '문사철(文史哲)' 같은 느낌이 드는 명명법이다. 전통시대 선비의 덕목이 문사철이라면 지금은 문영음이라고 지식인을 규정하는 것 같다. 필자는 이 수필집에서 그 동안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으면서 느낀 인문학적 관심을 소소한 생활과 묶어 풀어내고 있다.
김창식 작가는 한국외국어대 독어과를 졸업하고 대한항공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을 지낸 '직장인'출신으로, 2008년 수필가로 등단한 후 '안경점의 그레트헨' 등의 수필집을 내놓았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들을 묶어 새로 수필집을 만들었다. 일상의 조그마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다. 필자가 느끼는 내면의 감정을 풀어냈지만 그것이 독자들의 생각과 엮이면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학에서 27편, 영화에서 17편, 음악에서 18편의 글이 수록돼 있다. 영화 편이 있는 '은교는 누구인가, 도대체?'에서 은교라는 아이에 대해 생각한다. 필자는 '시나브로 노인의 문턱을 기웃거리는 내겐…'이라며 자신의 되돌아보고 있다.
수필은 삶과 관련된 해석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태도다. 사회나 문화 현상을 다룰 때는 물론, 옛날의 기억, 추억의 명화, 오래된 팝을 쓰면서 지금과 여기의 문제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은 어렵다.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