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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반짝반짝 새 별 떴어요

여자 펜싱 이라진, 사브르서 김지연 꺾고 1인자에

우슈 이하성, 첫 성인 국제무대서 한국 첫 金

이라진

이하성 /=연합뉴스

인천아시안게임 대회 첫날부터 한국 선수단에서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여자 펜싱에서 금빛 찌르기를 성공시킨 이라진(24·인천 중구청)과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우슈의 이하성(20·수원시청)이 그 주인공이다.


이라진은 지난 20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최강자 김지연(26·익산시청)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의 첫 국제대회 개인전 금메달인 동시에 언제나 대표팀의 '2인자'로 지내왔던 지난날을 훌훌 털어내는 기쁨을 누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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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진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 2011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등에서 단체전 시상대에 오른 '단체 전용' 선수였다. 지난해 상하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첫 개인전 1위를 노렸지만 2012 런던에서 한국 여자 펜싱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김지연에게 패했다. 이라진은 김지연과 재송여중·부산디자인고 선후배 사이지만 선배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펜싱계는 모두 김지연을 유력한 개인전 금메달 후보로 꼽았다.

하지만 조용히 칼을 갈아온 이라진은 이번 대회에서 저돌적인 돌파, 여유 있는 역습, 군더더기 없는 마무리 등 모든 요소에서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같은 날 펼친 8강과 4강을 가볍게 통과한 그는 결승에서 김지연과 맞대결을 치러 명승부 끝에 15대11로 승리하며 마침내 국제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이라진은 23일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대표팀에 예전보다 더 커진 힘을 보탤 각오다.

한국의 첫 금메달 소식을 전한 이하성은 국제무대에서 철저하게 무명이었던 선수다. 9세 때 우슈를 시작해 한때 '우슈 신동'으로 대중에 알려졌으나 선수로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학생 때는 전국체전 고등부 1위를 휩쓸며 한 차례 청소년대표로 선발되기도 했으나 골반뼈 부상으로 이름을 알릴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일반부에 올라와서는 지난해 전국체전 장권전능에서 곤술 5위, 도술 6위, 장권 4위, 종합 5위에 오르며 중상위권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인천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을 앞두고도 태극마크를 달 후보로 주목 받지 못했던 그는 경쟁자들의 불운이 겹치면서 성인무대에서는 처음 대표로 뽑혔다. 3개월 사이에 약점으로 꼽히던 힘과 체력 등을 끌어올리면서 주변의 우려를 기대로 바꿨고 실전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 한국 우슈에 12년 만의 금메달을 안겼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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