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급등 500선 회복… 향후전망추석 연휴기간 동안 힘을 비축했던 주식시장이 미국의 금리인하와 경제회생프로그램 등 각종 호재에 고무돼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테러 대참사의 충격에서 차츰 정신을 차리며 추석 연휴 전인 지난 9월28일 470선을 회복한 종합주가지수는 10월 들어 처음 문을 연 4일 미국 증시 강세와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로 500선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바닥을 한단계 높이며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일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그동안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아왔던 테러 대참사에 대한 보복공격 등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고 있어 미국 증시가 안정세를 보일 경우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아직 세계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조짐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다 회복시기도 지연돼 예전처럼 활기를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테러 대참사 후 발생했던 하락폭의 50%를 회복하는 520선을 강하게 돌파하기에는 힘이 부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일단 단기적인 악재인 미국 보복전쟁의 수위가 국지전으로 끝날 가능성에 주목한다.
테러 참사 직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까지 보복의 대상으로 암시하기도 했지만 최근에 많이 완화되고 있다.
물론 미국의 보복전쟁이 실행돼봐야 알겠지만 전면전이 아닌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과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을 공격하는 국지전으로 국한될 경우 주식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테러 대참사라는 악재가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고 또 하락폭을 어느 정도 만회할 만큼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국지전은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일부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미국의 본격적인 보복공격이 시작되는 시점을 매수의 적기로 보는 시각들이 많은 실정이다.
또 미국이 2일 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동시에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섰다는 주식시장의 하방경직성을 높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테러 대참사로 인해 추락하는 경기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금리인하 및 유동성 공급으로 어느 정도 희석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개선된 것으로 발표돼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의 9월 중 제조업 지수가 당초 예상했던 45보다 높은 47을 기록했고 비제조업지수는 50을 넘어 테러 사태로 인한 급격한 소비위축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물론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표될 미국 각종 경제지표로 희비가 엇갈리겠지만 이번 NAPM 지수가 시사하듯 테러 사태로 인한 최악의 국면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밖에 미국 주요기업들의 3ㆍ4분기 실적부진과 4ㆍ4분기 예상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돼도 현재의 이 같은 악재가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추가 급락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국내 증시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국내 증시에 대한 영향력이 테러 대참사 후 더욱 커진 미국 증시가 앞으로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뉴욕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지수대 전후에서 바닥 다지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외변수가 예상 외로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테러 대참사의 충격으로 급락하던 국내 증시의 저점이 단계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450~500선의 박스권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던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520선 근처까지 도약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특히 종합주가지수의 전 저점인 460선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이번 미국 증시 상승세가 심어준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각국의 금리인하 및 경기부양 조치가 테러 보복공격 등의 불확실성 감소로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내 증시도 급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증권분석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520선을 강하게 상향 돌파하기에는 증시 주변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을 들어 무리한 추격매수를 자제하면서 목표수익률을 낮게 잡는 투자전략을 구사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정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