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방위사업청에 거는 기대

연간 예산 10조원대의 방위사업청 시대가 열렸다. 2년여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쳐 4일 현판식을 가진 방위사업청은 국방장관의 사업통제 아래 무기체계 획득과 방위산업 육성 등을 독자적으로 담당하게 된다. 그 동안 국방부와 육ㆍ해ㆍ공군 및 국방조달본부 등 군내 8개 기관에 분산된 업무를 분리ㆍ통합한 조직이다. 차관급인 청장 아래 여러 곳에 흩어져있던 조직을 슬림화하고 효율성을 높여 2,200여명으로 구성했다. 방위사업청의 발족은 그 동안 통합전력의 확보가 미흡했던 것으로 분석된 우리 군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만큼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육ㆍ해ㆍ공군간 전력불균형을 완화하고 합동작전 수행에 필요한 객관적인 무기체계를 우선순위에 따라 획득하는 것이 가능해져 결과적으로 전력기획 수립의 전문성이 강화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동작전을 뒷받침하는 전력기획을 원활하게 수립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전문가 양성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무기체계의 성능 결함이나 과다한 비용지출 및 무기도입의 지연 등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무기획득인력의 전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러시아로부터 도입된 헬리콥터가 통신체계의 호환성 부족으로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였다는 소식은 전문인력의 양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일깨워준다. 다음으로 무기구매나 방위산업과 관련, 그 동안 로비스트들의 영향력이 컸던 사실을 감안하면 투명성을 높일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율곡비리’나 ‘백두비리’ 등에서 보듯 전문가들도 업체의 유혹에 넘어갈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반면 시민단체를 무기결정 과정에 참여시킨다면 설사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하더라도 전문성 부족이라는 또 다른 결점을 낳게 마련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6월 임시국회 때 법안이 통과될 때부터 여야간 논란이 많았었다. 국방부는 지금까지 진행해온 대형 무기사업을 방위사업청으로 이미 이관했다. 방위사업청은 오는 5월 첫 시험대가 될 총사업비 2조원 규모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E-X) 기종 선정부터 투명성과 효율성이 높아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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