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상조직 개편논의 본격화

여야, 대선후보 공약화 움직임 적극적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 아젠다(일명 뉴라운드) 협상 등 대외 통상협상을 전담하고 있는 외교통상부 내 통상교섭본부의 전면적인 조직개편 논의가 여야 정치권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하반기 대통령선거에 맞춰 여야 대선 후보들이 '통상조직 개편'을 적극적으로 공약화할 움직임이어서 개편논의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20일 "국내산업과 경제문제에 취약한 외교통상부가 현체제대로 통상업무를 주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정해지는 대로 (통상조직 개편을) 공약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회 통일ㆍ외교ㆍ통상위원인 장성민 민주당 의원도 "통상특별법의 시급한 제정과 통상교섭본부를 대통령 직속기구의 무역대표부(KTR)로 개편해야 한다"며 "독립기구에서 통상업무를 관장해야 일관성 있는 통상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현행 통상조직의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한나라당 미래경쟁력분과 부위원장인 이한구 의원도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통상업무는 외교업무와는 분명히 구별돼야 한다"며 "통상교섭본부의 독립기구화보다는 각 부처별 협상기능을 분산ㆍ이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직 (통상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당론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전당대회가 끝나는 오는 4~5월쯤 어떤 식으로든 구체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상조직 개편에 대한 여야 이견으로 논란도 예상된다. 한중간 마늘분쟁 등 대외 통상마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각 부처간 갈등양상도 현행 통상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도하개발 아젠다 협상의 주도권을 놓고 최근 통상교섭본부와 산업자원부 등 경제부처가 알력을 빚고 있어 협상기구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는 등 부작용이 발생, 조직개편 논의에 불을 당기고 있다. 이에 따라 현정부 들어 대외 통상협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통상산업부에서 통상교섭 기능을 떼내 독립조직으로 신설한 통상교섭본부가 4년 만에 다시 조직개편을 둘러싸고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다음달 이후 농업ㆍ서비스 등 각 분야별 도하개발 아젠다 협상이 본격화될 예정인데 조직개편으로 혼선이 우려된다"며 "현행 통상교섭본부의 취약한 부처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만간 불거질 통상교섭본부 개편논의는 시작부터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도하개발 아젠다 협상 등 중요한 대외협상을 앞두고 자칫 협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클 것으로 보인다. 김홍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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