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금융권의 모럴해저드

최인철 금융부 기자 michel@sed.co.kr

[기자의 눈] 금융권의 모럴해저드 최인철 금융부 기자 michel@sed.co.kr 최인철 금융부 기자 금융권이 이번주부터 본격화된 국정감사에서 부실화와 모럴 해저드에 대해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6일 열린 한국주택금융공사 국정감사에서는 보증사고가 급증하는 데 대한 공방이 벌어졌다. 지난해 주택금융공사에서 발생한 보증사고는 9만9,059건에 1조2,852억원으로 지난 2002년의 5만9,244건, 7,908억원에 비해 건수로는 67.2%, 액수로는 62.5% 증가했다.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은 “올해 들어 발생한 사고금액은 7,332억원으로 지난해 전체의 57.0%를 기록하고 있어 사고 건수가 줄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다. 특히 지난해 보증사고로 공사가 은행에 빚을 대신 갚아줘야 하는 대위변제금액은 5,763억원으로 2002년 2,750억원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고 올들어 8월까지의 대위변제 금액도 2,779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금액보다 많았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사고도 급증해 여야의원들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다. 신보의 지난해 보증사고 금액은 1조7,646억원으로 2002년의 1조745억원에 비해 64.2%나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보증사고 금액도 모두 8,742억원으로 보증사고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았다. 보증사고가 늘어남에 따라 신보의 당기순손실도 2002년 8,308억원, 지난해 1조2,112억원에 이어 올해도 상반기에만 6,108억원으로 늘어났다. 정부를 대신해 보증을 해주는 기관들이 한마디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국민의 혈세로 마련해준 기금을 고스란히 날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헌재 부총리 겸 제정경제부 장관마저 이들 금융기관의 행위에 대해 ‘모럴 해저드의 극치’라고 일갈했다. 이 부총리는 최근 “우리나라처럼 금융기관이 정부가 서주는 보증(신용보증기금·기술신용보증기금)을 토대로 대출을 일으키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부실화는 모럴 해저드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공공 금융기관 못지않게 민간 금융기관의 모럴 해저드도 심각하다.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금융회사별 금융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1년6개월간 금융권 전체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790건에 3,041억원에 달했다. 400억원이 넘는 코오롱캐피탈 내부횡령, 외환은행 지점장이 포함된 불법대출 등이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시간과 인력 구조상 금융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원천적인 감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공무원 조직이 지금까지 비판을 받았던 논리와 다르지 않다. 민간 조직으로 금융감독에 나서는 금감원 역시 다음주 국정감사에서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입력시간 : 2004-10-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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