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물러설 수 없다

제3보 (16~30)



백16, 18로 일단 백은 흑의 출구를 봉쇄했다. 그러나 아직 백을 세력이라고 볼 수는 없다. 게다가 우변의 백 한 점도 아직은 고립무원한 신세. 앞에서 백이 완착을 한번 두었기 때문에 백이 앞설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이세돌은 흑19, 21로 우상귀의 실리를 최대한 챙기고 본다. 백22는 마땅히 이렇게 젖혀가야 한다. 이 수로 24의 자리에 그냥 뻗는 것은 흑에게 22의 자리를 허용하여 백의 불만이다. "끊고 싸울는지도 모릅니다. 이세돌이니까요."(백대현) 언제나 최강수를 선택하는 이세돌인지라 흑23으로는 24의 자리에 당장 끊을 것이라는 예측이었지만 이세돌은 끊지 않고 그냥 23으로 젖혔다. "이세돌은 귀의 실리를 최대한으로 챙겨 나쁘지 않다고 본 모양입니다."(김만수) "게다가 흑23은 강력한 후속수단을 엿보고 있어요."(윤현석) 참고도1의 백1이면 흑2, 4로 백 전체를 공격한다는 것이 이세돌의 노림수. 그 코스는 백이 괴롭다고 판단한 창하오는 실전보의 백24로 자중했는데 흑이 25로 힘차게 고개를 내밀자 우상귀의 흑진이 굉장히 넓어 보인다. "뭐야. 20집이 넘잖아. 흑의 실리가 너무 돋보이네."(필자) "아직 약간의 뒷맛이 남아 있어요. 우상귀가 모두 흑의 확정지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윤현석) 과연 창하오는 백26으로 쳐들어갔다. 흑27은 실전심리상 이렇게 막고 싶은 자리. 수가 날 때 나더라도 이 장면에서 물러설 수는 없다. 백30까지는 외길 수순. 흑29로 참고도2의 흑1에 끊는 것은 백2 이하 14로 흑이 잡힌다. 과연 이 공방전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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