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경제 다시 '더블 딥' 그림자

유가급등·기업실적 저조등 회복걸림돌 우려한 동안 수면 아래로 잠복했던 미 경제에 대한 '더블 딥(double dip)' 전망이 점차 다시 부상하고 있다. 더블 딥이란 미국 경제가 'W'자형으로 회복과 침체를 거듭한다는 것.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 같은 견해가 얼마전까지 소수 의견에 불과했으나 최근 유가 급등에다 기업실적 저조, 소비지출 위축 등의 상황이 경제 회복세의 걸림돌로 등장하면서 새로이 주목 받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실제 과거 미국에서 나타난 6차례 경기침체기 중에서 5차례는 더블 딥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3월 소매매출은 예상외로 저조했으며 신규 주택착공 건수도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8일 공개된 지난주 연속실업수당 신청건수는 384만명으로 19년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경제 회복세를 민간 소비가 주도해 왔으나 모멘텀을 잃어 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올초부터 더블 딥 가능성을 예견해 온 모건 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테펀 로치는 "경제의 역동성이 다시 하강국면으로 접어들었으며 가계부채의 급증으로 민간 소비가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 IBM 등 대표기업들의 실적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의 신규 자본투자가 당분간 얼어붙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민간 소비를 대신해 기업 투자가 경제 회복세를 견인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의 유가급등세도 더블 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와초비아 증권의 경제분석가인 마크 바트너는 "에너지값 인상은 소비심리를 냉각시키고 기계, 항공 등 기간산업의 추가부담을 발생시켜 더블 딥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고 밝혔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7일 미 의회 증언에서 금리를 당분간 인상하지 않을 방침을 시사한 것도 알고 보면 더블 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 경제의 더블 딥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뿐 아니라 이머징마켓 등 주변국 경제에 대한 충격은 지난번 경기침체보다 더욱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스테펀 로치는 "미 경제에 대한 세계 경제의 연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더블 딥은 세계 경제의 'U'자형 회복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구촌 경제 전체가 또 한번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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