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시작된 나라종금의 퇴출저지 의혹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가 정ㆍ관계 인사에 대한 소환과 사법처리라는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통해 나라종금의 돈을 받은 인사들을 상당수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정치권이 사정정국에 휘말릴 전망이다.
검찰은 우선 재수사의 기폭제가 된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과, 염동연 민주당 인사위원을 28일 소환한다.
검찰이 두 사람의 소환시기를 `사실관계가 특정된 이후`로 미뤄온 만큼 소환은 곧 혐의확정으로 풀이된다.
수사 관계자는 “몇 가지 밑그림에 대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며 “돈을 받은 명분과 사용처 등이 주된 조사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법처리 여부와는 별개로 두 사람이 노 대통령의 측근이란 점에서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큰 파장도 예상된다.
검찰은 먼저 안씨를 상대로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으로부터 1999년 6월 받은 2억원이 ㈜오아시스워터의 투자금 명목인지, 아니면 `보험금` 성격의 포괄적 정치자금인지를 조사한다.
안씨가 명목을 투자금이라고 주장할 것에 대비,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2억원의 사용처를 면밀히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계좌추적에서 안씨는 2억원을 회사계좌에 넣은 뒤 오아시스워터의 물품대금 등 외에 자신이 사무국장으로 있던 지방자치경영연구소의 운영비에도 일부 사용한 점도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그러나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오아시스워터의 회계장부 등을 검찰에 증거로 제출, 무죄를 입증할 것이라고 한 측근이 전했다.
염씨는 김 전 회장에게서 99년 8월 생활비 명목으로 받은 5,000만원 외에 대가성 금품을 추가로 받은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99년 상반기 수자원공사의 나라종금 예치금이 10억원대에서 100억원대로 급증하는 과정에 당시 감사이던 염씨가 개입해 금품을 챙겼는 지 여부를 집중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정치권 인사 3~4명에 대해서도 출국금지조치를 한 뒤 소환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나라종금의 돈을 받았거나,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정치인은 민주당 중진 K위원, P의원, K 전 장관, K 전 서울시 고위관계자 등이다.
<이태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