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백과(위키피디아)는 로켓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로켓(rocket)'은 배출 가스를 빠르게 분사함으로써 그 반작용으로 추력을 얻는 비행체를 말한다. 종종 로켓은 '로켓 엔진'을 지칭하는 말로도 쓰이며 군사적으로는 탄두를 싣고 적의 주요 건물·기지 등을 타격하기 위해 발사하는 미사일 중 고체 추진제를 사용하고 비유도 방식의 미사일에 한정해 사용하기도 한다. 결국 로켓은 추진기관일 수도 있고 비행체라고 할 수도 있다. 반면 미사일은 어떠한 추진기관을 사용하든지 폭발성 물질인 탄두를 탑재하는 비행체로 한정된다. 따라서 제트엔진이나 로켓은 추진기관의 한 종류이고 미사일의 추진기관으로는 고체로켓·액체로켓, 또는 제트엔진이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로켓 중에서 발사체는 로켓 추진기관을 사용해 탑재물을 지구 표면으로부터 우주 공간으로 옮기는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그 이동대상인 탑재체가 인공위성이나 사람 또는 우주정거장에 사용될 화물인 경우에 한정한다. 즉 우주발사체는 우주용 화물트럭인 셈이다.
북한은 2012년 12월12일 은하3호 로켓을 이용해 광명성 3호 인공위성의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위키피디아에 의해 '자기 나라의 로켓'으로 우주 발사에 성공한 열 번째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물론 인공위성 기술이나 발사체의 일부 세부기술은 우리가 분명 질적으로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결론적으로 북한은 자체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우리는 아직 확보를 위해 개발노력을 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북한의 우주기술에도 뒤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선택과 집중, 그리고 외부의 도움 유무로 요약된다. 북한은 지난 수세기 동안 체제 유지 내지는 홍보 수단으로, 그리고 미사일 기술개발의 한 방편으로써 우주개발을 선택했고 최고지도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전폭적이고 꾸준한 지원이 있었다. 그리고 냉전 시대에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기술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마치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중국은 소련으로부터 냉전 시대에 발사체 개발기술을 거의 전수받다시피 해 1970년 2월과 4월에 각각 우주독립국의 반열에 오른 이치와 다를 것 없는 것이다. 항공우주전문기관의 인력차이도 크다. 북한은 약 1만여명으로 우리나라의 약 1,000명에 비해 10배 정도의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10만여 전문 인력이 항공우주개발에 매달리고 있으니 우리와 비교조차 어렵다. 발사체의 핵심기술인 액체로켓 엔진 기술은 우리나라가 북한에 5년, 중국에는 약 17년 뒤진 것으로 전문가들에 의해 평가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중국은 우주정거장 시험 모듈의 발사 및 도킹 시험에 성공한 데 이어 2013년에는 달 착륙에 성공해 명실상부한 우주강국으로 부상했다. 오는 2020년까지는 독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고 나아가 우주탐사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유인 달기지를 구축하고 2050년까지 화성유인 착륙을 수행한다는 구상까지 담고 있어 야심찬 우주개발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치·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어떤가. 1980년 신군부의 등장으로 미사일 주권을 자진 포기한 이래 다시 평화적 목적의 우주개발을 시작하기까지 10년간의 우주개발 암흑기가 있었다. 우리나라가 나로호를 개발하기 위해 국제협력이 필요했을 때에는 냉전 시대와 달리 경제적 논리에 의해 미국이나 프랑스와는 협력이 어려웠고 간신히 당시 경제위기에 빠진 러시아와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핵심기술을 전수하기로 한 원래의 계약과 달리 뒤늦게 러시아가 우리와 '우주기술보호협정'을 체결해 핵심 우주기술 전수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점은 두고두고 아쉽다. 하지만 환경만 탓할 것인가. 이제는 우리에게 많은 시간이 없다. 지난주 세계를 놀라게 한 전승절 열병식 행사에서 보여 준 중국의 항공우주 기술력을 보고 우리는 부러우면서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국가방위에 직결되는 항공우주개발에 대한 전폭적이고 꾸준한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