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샷이 밀리면서 페어웨이 오른쪽 숲을 훌쩍 넘어간다. 체념한 채 OB 티가 어디냐고 물었는데 뜻 밖에도 캐디가 “이 홀은 OB가 없으니까 볼 떨어진 곳에서 치시면 됩니다” 한다.
벌타 없이 그대로 치면 된다는 말에 뛸 듯이 기뻐하지 않을 골퍼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 샷을 하기 위해 남의 홀을 침범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는 골퍼가 얼마나 될까 하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내 스코어에만 손해가 없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인접 홀의 페어웨이에 무턱대고 들어가는 행동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첫째는 안전 측면이다. 볼이 살았다는 기쁨에 아무 생각 없이 볼 쪽으로 뛰어가는 것은 타구에 맞을 수도 있어 위험 천만한 일이다. 남의 홀로 들어가기 전에는 그 홀 플레이어들이 어디에 있는지, 후속 조가 뒤쪽에서 샷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지 침착하게 살펴야 한다.
둘째는 매너 문제다. 무단 침범은 남의 사무실 문을 노크도 없이 열고 들어가는 격으로 플레이어의 기분과 리듬을 흐트려 놓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남의 홀에 들어갈 때는 어떤 상황이든 그 홀 경기자들을 향해 가볍게 손을 들어보이거나 목례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불미스러운 타구사고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샷 정확도는 조금 떨어져도 매너는 좋은 골퍼”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파3 홀에서 앞 팀으로부터 ‘사인’을 받은 경우에도 앞 팀이 홀 아웃 하기 전까지 그린은 ‘남의 집’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앞 팀이 퍼트를 할 때 떠들거나 몸을 많이 움직이면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공동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