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영업이익 1조 클럽] 외환은행

신규고객 창출·위험관리 역량 집중… 내실 다지기 나서<br>총이익 상승·신용비용 감소 등<br>10년연속 최우수 무역금융 선정



외환은행은 존경 받는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은행 임직원 등이 지난 겨울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월동용 연탄구입자금 2,000만원을 기부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외환은행

이혁재 IB투자증권 연구위원

외환은행은 지난해 총이익 상승, 영업 레버리지 개선, 신용비용 감소라는 3가지 호재를 동시에 맞았다. 총이익은 전년보다 10.2% 늘었고, 총경비는 4.1% 줄었으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6.8% 감소했다. 이 같은 호재에 힘입어 외환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1조554억원에 달해 전년보다 18.4%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일회성 요인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364억원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3분기 순이익은 2,900억원으로 4분기보다 절대수치로는 더 높았지만 여기에는 하이닉스 보유주식 매각 등에 따른 일회성 이익 873억원 등이 포함돼 있었다. 따라서 실질적인 순익 창출능력은 4분기로 진입하면서 한층 개선됐다는 게 외환은행의 설명이다. 특히 순이자 이익 창출 능력의 호전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외환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3분기 2.50%에서 4분기에는 2.82%로 상승했다. 그 덕분에 4분기 순이자 이익은 5,607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는 3.2%, 전분기보다는 9.7% 증가한 액수다. 외환은행의 순이자 마진이 상승한 것은 4분기 들어 자산과 부채구조가 변화한 데다가 한국은행의 11월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자산건전성의 개선도 외환은행의 실적을 분석할 때 눈여겨봐야 할 관전 포인트다. 이 은행의 4분기 대손충당금 전입(LLP)은 전년 동기 대비 24.3% 감소했고, 전분기 대비로는 38.6% 줄었다.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3분기 1조23억원이던 것이 4분기에는 8,749억원까지 줄었다. 이에 따라 NPL비율은 같은 기간 1.44%에서 1.26%로 떨어졌다. 신규 NPL발생이 줄어든데다가 기존의 NPL 등을 적극적으로 매각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외환은행은 견고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기도 했다. 이 은행의 배당 전 자기자본(Tier I capital) 비율은 지난해 3분기말 12.58%이던 것이 4분기말에는 13.17%로 상승했다. 총자기자본도 지난해 4분기말 현재 8조4,100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2.5%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외환은행은 이처럼 탄탄한 경영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10월 국제적 금융전문지인 '글로벌 파이낸스'로부터 10년 연속 '한국 최우수 무역금융 은행', 9년 연속 '한국 최우수 외국환 은행'으로 선정됐다. 외환은행은 무리한 덩치 키우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성장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최대는 아니지만 최고의 은행이 되겠다'는 올해의 경영목표에서도 읽혀진다. 외환은행은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4대 중점 추진과제로 ▦성장(지속성 및 수익성) ▦프랜차이즈(경쟁력 및 차별화) ▦ 실행력(효율성 및 통합성) ▦위험관리(내부통제 및 법규준수)를 선정했다. 먼저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환은행은 잠재고객을 포함한 모든 고객을 차별화 하고, 분할(Segmentation)하기로 했다. 또한 신규 고객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자본수익률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외환은행은 우수 인력 확보와 시장 선도적 상품ㆍ서비스 개발을 통해 경쟁사들에 대한 우위를 확보할 방침이다. 직원들이 각 분야에서 지켜져야 할 각각의 절차나 과정들이 법규나 관련 당국의 지침에 벗어나지 않는지 또는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등 위험관리에 힘을 쏟겠다는 게 외환은행의 설명이다. 외환은행은 최고의 은행이 되기 위한 자격 조건으로 ▦의사소통 ▦노력과 열정 ▦존경과 신뢰의 3가지를 꼽았다. '의사소통'은 임직원들이 영업점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겠다는 것. 외환은행은 이를 위해 은행장과 직원들과의 소통프로그램으로 '타임 아웃 위드 더 씨이오(Time out with the CEO)'를 마련해 격의없는 대화의 장을 만들 방침이다. 외환은행은 올해도 은행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게 최고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고 여기고 있다. 따라서 올해 어려운 경쟁환경 속에서도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 은행 첫 공익재단 설립 "사회공헌 활동도 최고 될것"
외환은행은 경영 실적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에서 최고의 은행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를 위해 지난 2005년 12월 국내 은행 최초로 사회복지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자선 공익재단법인 '외환은행 나눔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외환은행 직원과 소외계층 아동을 1대 1로 맺어주는 후원 결연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해당 결연사업으로 맺어진 아동은 국내외 804명에 이르며 이들 아동은 1인당 매월 2~3만원씩 연간 총 3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외환은행 나눔재단은 이 밖에도 저소득층 자녀 영어체험캠프 지원, 저소득층 환아 치료 및 교육 지원, 아동도서보내기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소외계층 자녀들을 돕고 있다. 재단은 다문화시대를 맞아 이주민근로자 무료병원 지원 프로그램과 다문화가정 교육 및 복지 지원 프로그램 등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장학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환은장학금'이라는 명칭의 프로그램을 통해 2006~2009년 687명에게 총 6억8,000만원의 장학금을 제공했으며 지난해에도 200명에게 2억원 상당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개발도상국의 우수 대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2006년 이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권에서 1,000명의 학생이 총 3억원 규모의 학비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외환은행 임직원도 자발적인 봉사단체 'KEB사랑나누미'를 만들어 틈틈이 어려운 이웃돕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외환은행 임직원과 가족 등 총 1,108명이 'KEB사랑나누미'로 등록돼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외환은행 임직원은 기부캠페인 '사랑의 열천사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캠페인 명칭 중 '천사'의 음운을 따서 매월 1인당 1,004원의 10배인 1만40원(열천사)씩을 기부금으로 제공하고 있다. 임직원에 따라선 그 이상의 기부금액을 내놓는 경우도 많다. 이를 통해 십시일반으로 적립되는 기부금은 연간 9억원에 이른다.
"론스타 적격성 논란 등 불구 펀더멘탈 반영될것"
애널리스트가 본 이회사
이혁재 IB투자증권 연구위원 대주주 적격성 논란 등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대주주 문제를 떠나 은행 자체에 집중해서 보면 외환은행은 주주 입장에서 좋은 은행이다. 수익성과 건전성이 높을 뿐 아니라 이익의 변동성도 적고 배당도 많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런 외환은행의 모습은 론스타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모펀드의 투자목적이 산 가격 보다 높게 파는 것이다 보니, 사려는 쪽이 매력을 느끼게끔 예쁘게 꾸미는 데 공을 들여왔다. 부실이 발생하면 팔기 어려우니까 남들이 자산 확대 경쟁을 벌여도 동참하지 않았고, 수익성이 좋아야 하니까 자본이나 자산대비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했다. 투자금을 빨리 회수하기 위해 배당금도 많이 지급해왔다. 그러던 것이 해외매각이 아닌 국내매각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분율 51%면 소액주주의 몫을 대주주가 가로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통상 장부가치 보다 20% 이상 높게 형성되던 주가가 오히려 30% 정도 낮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조흥은행과 엘지카드의 매각과정에서 팔리는 회사의 주가흐름이 나빴던 학습효과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와 시너지의 원천 역할을 할 회사의 매각을 동일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자금여력 등의 문제로 조기 상장폐지가 어려울 것으로 보임에 따라 외환은행의 주가는 결국 펀더멘털을 반영할 것으로 믿는다. 한 것보다 더 달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한만큼은 인정해달라는 차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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