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달 숨어든 암자 바람 잘 날 없네

영화 '달마야 놀자' 집단간 갈등·화해 코믹터치세력 싸움 밀려 절집 숨어든 건달들 암자에 바람 잘 날 없다 "너희 엽기하니 코미디하니?"(박상면) "아! 전 작품이 엽기라서 자꾸 오버하네"(강성진) 스탭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리드하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는 박상면이 촬영에 앞서 연습을 하는 후배들에게 농담을 던지면서 분위기를 잡는다. 그러면서 그는 역기를 들어올리는 흉내를 내고 "으싸 여업.기"기합을 넣으니, 좌중이 한바탕 웃음바다를 이룬다. 그동안 박희주촬영감독과 촬영신에 대해 얘기를 나눴던 박철관감독이 들어와 "슛 갑시다"면서 촬영장을 가라앉힌다. "아 참, 형님. 부처님은 중국사람이죠?('왕구라'김수로) "으유, 얼굴 생긴거 보세요. 인도사람이라니까요."('막내'홍경인) "어, 거참. 긴지 아닌지 들어보면 알 거 아냐. 밑구멍 봐봐"('불곰'박상면) "컷" "더 세게 할까요?"(박상면) "아뇨, 표정이 짜증스러워보이고 화난 것 같아요. 충청도 사투리도 튀어나오고. 그것보다 코미디적인 가벼움을 줘야 해요. 밑구멍용어 잘 쓰셨어요."(박철관 감독) "다시 갑시다" 경쟁 폭력배들에게 밀려 절간으로 숨어든 후 행자로 변신한 건달들이 법당 청소를 하다 말고 언성이 높아지자 대장격인 '재규'(박신양)가 "자자, 빨리 끝내고 가자. 중들 절 할 시간이다"라고 입을 막았지만, 기어이 왕구라가 불상을 들어올려 '메이드 인 차이나'표시를 찾으려고 힘을 쓰는 바람에 불상이 넘어지고, 불상의 한쪽 귀가 떨어져 나간다. 건달 행자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최근 경남 김해시 은하사에서 제작되고 있는 영화'달마야 놀자'(씨네월드 제작) 촬영현장이다. 10여평 남짓한 대웅전에서 하루종일 촬영됐다. 동시녹음 때문에 선풍기하나 돌리지 못하는 좁은 공간에 수십명의 스탭들이 들어앉아 촬영 겸 사우나를 한다.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주룩주룩 흘러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때마다 연기자들은 저고리를 벗고 물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아낸다. 무더위와 씨름해 짜증도 날 법한 데 넉살 좋은 배우들의 장난기 덕분에 현장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달마야 놀자'는 산중 암자로 숨어든 조직폭력배들과 스님들이 함께 생활하며 펼치는 신경전을 다룬 코믹영화다. 건달인 재규 일당과 노스님(김인문), 정명스님(정진영)으로 대표되는 스님간의 티격태격 다툼 때문에 고요해야 할 산사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사람을 죽여야 하는 건달과 벌레조차 죽일 수 없는 스님. 그러나 이들에게는 비슷한 점이 있다. 우선 머리가 짧고 집을 나와서 생활하고, 특별한 과거가 있음직한 사회 주변부 남자들이라는 것이 공통점. 안정된 피신생활을 위해 건달들은 고스톱이나 369게임을 제안하고, 터전을 지키기 위해 스님들은 삼천배나 잠수등의 게임을 제안한다. '간첩 리철진'연출부, '아나키스트'조감독을 거쳐 '달마야 놀자'로 데뷔하는 박철관감독은 "서울의 조폭을 만나고 스님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말투와 행동을 취재해 작품의 리얼리티를 담는데 신경?다"면서 "서로 다른 집단이 모여 생활하면서 화해와 이해를 어떻게 이뤄가는지를 코믹하게 그려 관객들에게 따뜻함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감독은 이어서 취재 중 만난 한 건달이 절에 들어가 있던 중 핸드폰이 잘 터지지 않자 대웅전 지붕 위에 올라가 핸드폰을 걸었다는 얘기를 하면서 우리 작품에도 썼다면서 웃음을 보였다. '달마야 놀자'는 9월까지 촬영을 마친 후 11월 개봉예정이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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