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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임금 유연화' 성공할까
급여 일부 매달 사측에 적립후 연말 경영실적따라 정산이달부터 임직원 대상 실시… 재계 주목
맹준호 기자 next@sed.co.kr
SK그룹이 임금 유연화를 위해 추진하는 'HR(Human Resource) 유연화 프로그램'이 이달부터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의 본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우선 시작된다.
이 제도는 임직원 전원이 급여의 일부를 매달 사측에 적립하고 연말 경영실적이 집계된 뒤 정산 받는 이른바 '선 반납, 후 정산' 시스템이다. 국내 주요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SK에너지가 처음 시도하는 것이어서 재계 전체에 미칠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SK에너지에 따르면 이 회사 본사 임직원들은 오는 21일 지급되는 이달 급여부터 10%를 떼내어 회사 측에 적립한다. 임직원들은 연간 회사 경영실적에 따라 이 적립분을 회사에 반납하거나 다시 돌려받게 된다. 실적이 목표를 상회할 경우 적립해놓은 것보다 더 돌려받을 수도 있다.
HR 프로그램은 임직원 전원이 급여의 10%를 회사 경영실적과 연동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성과가 좋을 때 인센티브나 보너스를 지급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급여의 일부를 실적과 연동시키는 것은 SK에너지가 처음이다. 실적이 좋을 경우 적립분보다 더 돌려받을 수도 있지만 임직원 입장에서는 당장 매달 10%씩의 임금 감소 효과를 체감하게 된다는 단점도 상존한다.
그룹 계열사 중 맏형 격인 SK에너지가 이 제도를 먼저 도입함에 따라 다른 계열사들도 성과를 지켜본 뒤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당초 SK에너지는 '노사 한마음 한뜻' 메시지에 따라 본사와 공장에서 동시에 이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었지만 노조가 반대해 우선 본사 임직원들만을 대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SK에너지 본사의 한 직원은 "당장은 월 급여의 10%를 못 받게 돼 생활에 어느 정도 어려움도 생기고 섭섭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성과가 좋을 경우 목돈을 돌려받을 수 있어 사원들에게 불리한 제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임직원이 회사와 고통을 분담하는 동시에 실적에 따른 보상체계를 보다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그렇지만 국내에서 처음 도입되는 임금 제도를 선뜻 받아들이기는 아무래도 낯선 면이 있다"고 말했다.
SK에너지의 이번 임금 유연화 실험은 재계와 노동계도 깊은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개인의 성과가 아닌 회사의 실적에 인센티브나 보너스가 아닌 급여의 일부를 연동시키는 아이디어는 처음 봤다"면서 "아마도 해외 기업에도 이런 사례가 없을 것인 만큼 SK의 이번 실험이 어떻게 정착될지 관심 있게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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