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힐스테이트 서경 오픈] 프로암대회

골프 대중화 밑거름 역할 '톡톡'

토비 도슨(왼쪽 두번째), 위창수(가운데), 한희원(오른쪽 두번째) 등이 지난 4월3일 미국 LA 인근에서 미주 한국일보 자매지 주최로 열린 프로암 대회에서 함께 라운드 하고 있다.

프로골퍼와 아마추어 골퍼가 함께 어울려 플레이하는 프로암(Pro-Am) 대회가 골프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미국에서는 정규 투어 대회 중에도 프로암 형식을 가진 대회들이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정규 대회 전날 주최측이 펼치는 전야제 형식이 대부분. 최근에는 기업체가 고객 초청 이벤트로 펼치는 소규모 프로암 대회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프로암 대회는 참가자들의 호응도가 크기 때문에 골프를 통한 소통의 장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또 정재계 유명 인사나 연예인 등이 함께 하면서 일반들에게 골프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프로암 대회에서는 경매를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자선기금을 마련하는 경우가 잦아 사회환원 활동의 또 다른 형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회 개막 이벤트로서의 프로암=국내외 모든 정규 대회는 개막 전 또는 전과 후에 프로암 경기를 연다. 그 대회에 출전하는 주요 선수 30여명에 프로 한명 당 3~4명 정도의 아마추어들로 참가자들을 제한하는 것이 보통. 18홀 기준으로 동시에 경기를 진행할 경우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 30~35팀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대회 개막전 프로암이 대회 주최측이 고객이나 주요 거래 업체의 임직원들을 위해 마련하는 이벤트 역할을 주로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프로암 경기는 자선 기금 마련을 위한 행사로 활용된다. 즉, 지역을 돌면서 투어 대회가 펼쳐지는 만큼 대회가 열리는 지역의 유지들이 프로암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상당한 금액의 자선기금을 투어 측에 납부하는 것. 때문에 골프채를 몇 번 잡아본 적도 없는 비기너들도 프로암 대회에 출전하곤 한다. 골프초보자들과 동반 라운드하게 된 경우라도 프로 골퍼들은 성심껏 레슨을 하며 프로암 행사를 즐긴다. 이것은 해당 대회에서 상금을 받아가게 될 투어 프로 골퍼들의 의무다. 한국 선수들이 미국 투어로 건너갔던 초창기에 언어 장벽 등의 문제 때문에 프로암 행사에 잘 참여하지 않아 비난을 들었으나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아마추어 골퍼들과 어울리며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국내 프로 골퍼들도 불과 3~4년 전에는 프로암을 또 다른 연습 라운드로 생각했으나 최근 ‘대회 참가 선수의 의무’로 의식을 바꿔가고 있다. ■별도 이벤트로서의 프로암=골프가 인기 스포츠로 급부상하면서 각 기업체들이 고객 사은 행사 등의 일부로 프로암 대회를 열고 있다. 10여명의 프로골퍼들과 30여명의 아마추어들로 소규모 프로암을 개최하는 것. 이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가장 높일 수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최근 각광 받고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기업체들은 여자 프로 골퍼들과의 프로암을 추진한다. 사용하는 티잉 그라운드가 다르고 거리에서도 크게 차이가 나는 남자 프로골퍼들에 비해 여자 프로골퍼들은 같이 레귤러 티잉 그라운드에서 플레이하며 거리도 크게 차이 나지 않아 함께 걸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프로암 대회 참가 경험자들의 이야기다. 이는 사실 여자 프로 골퍼들을 ‘이겨 보려는’ 심리로 보인다.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하고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습성이 드러나는 대목. 유명 프로골퍼의 멋진 샷을 가까이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해 하는 외국의 경우와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정규 대회로서의 프로암=국내에는 아직 없지만 미국 PGA투어의 경우 프로암 대회가 정규 투어 대회로 치러지기도 한다. 시즌 초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5개 코스를 돌면서 5라운드로 치러지는 밥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과 세계 최고의 퍼블릭으로 꼽히는 페블비치의 3개 코스에서 4라운드로 펼쳐지는 AT&T페블비치 프로암이 대표적이다. 두 대회 모두 유명 연예인들이 출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어 모은다. 다른 대회가 2개 라운드를 남겨두고 컷오프하는 것과 달리 두 대회 모두 최종 라운드를 남겨두고 컷 오프한다. 컷 탈락하는 선수들도 다른 대회와 달리 하루 더 플레이하며 아마추어 골퍼들과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밥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은 최종 라운드에 프로 골퍼들만 플레이해 순위를 가리며 AT&T 페블비치 프로암은 최종 라운드에 프로골퍼의 순위와 함께 프로와 아마추어가 힘을 합친 팀 성적도 집계해 별도 시상한다. ◇ 프로암 대회의 진행과 경기 방식 정규 투어 대회가 아닌 프로암, 즉 대회 개막 이벤트나 개별 경기로 치러지는 프로암의 경우는 통상 샷 건(Shot-gun) 방식으로 시작한다. 성적은 신페리오(New-Perio)나 베스트 볼(Best-ball) 방식으로 집계된다. 샷 건이란 말 그대로 총을 쏜다는 의미인데 출전자들이 18개의 각 홀로 흩어져 있다가 총소리에 맞춰 일제히 경기를 시작한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통상 30여팀의 출전자들이 파3홀은 1팀, 파4홀은 2팀, 파5홀은 3팀 정도 씩으로 나뉘어 각 홀에 배정되며 이들은 정해진 신호에 맞춰 순차적으로 플레이에 나선다. 이 방식에 따르면 18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17번홀에서 플레이를 마치는 팀도 있게 된다. 동시에 플레이를 진행해 거의 동시에 끝나기 때문에 라운드 후 한 자리에 모여 시상식 등의 행사를 하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각 홀로 흩어져야 하기 때문에 경기 시작 전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골프장에 도착해야 하며 경기 후 한꺼번에 사람이 몰려 락커룸이 붐빌 수 있다는 것은 단점이다. 베스트 볼 방식을 채택한 경우 4명이 샷을 한 뒤 가장 좋은 위치를 골라 다른 세 명의 볼을 그곳에 옮겨 놓고 다시 샷하는 방법으로 경기를 한다. 이 경우는 개별 시상은 할 수 없고 팀 스코어만 집계해 시상할 수 있다. 팀워크를 다지기는 좋지만 각자 플레이하는 맛은 좀 떨어진다. 신 페리오 방식은 18홀 중 임의로 12개 홀을 뽑아 그 홀의 스코어로 핸디캡을 산정한 뒤 그날 스코어에서 산출된 핸디캡을 빼 스코어를 비교하는 것이다. 이를 적용하면 싱글 핸디캡 골퍼부터 비기너까지 다양한 수준의 골퍼들의 스코어를 비교할 수 있다. 이 방식으로 할 경우 프로 골퍼들은 스트로크 플레이로 별도 순위를 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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