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랩이 안정성을 바탕으로 시중 자금을 끌어 모으면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 대우증권의 자산배분형 랩인‘폴리원 ETF랩’는 최근 6개월간 65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누적잔고1,000억원을 돌파했다. ETF랩은 주식을 중심으로 운용되는 일반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서비스)와 달리 ETF 종목을 위주로 전략을 짜서 운용되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아임유 ETF적립식 랩’도 출시된 지 두 달 여 만에 2,620계좌를 기록했다. 적립식으로 운영하는 이 상품은 최소 가입금액이 월 20만원으로 소액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동양증권도 지난 4월 ‘ MY W ETF 리서치 솔루션’ 1호 모집을 한 데 이어투자자들의 수요에 힘입어 지난달 3호 모집을 실시했다. 3차례 모집을 통해 약 74억원 정도 판매됐으며 조만간 1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전략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운용되는 ETF랩도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신한금융투자의‘신한 ETF 분할매수형 랩’은 지금까지 5차 판매를 완료하며 누적잔고는 26억원을 기록했다.
ETF가 대안 투자처로 부상하면서 아예 고액 자산가를 타깃으로 만든 ETF랩도 등장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고액자산가를 위한 종합자산관리센터인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고객 전용 ‘명품 프로 ETF 랩’을 출시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ETF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최근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안전성과 목표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ETF 랩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석 신한금융투자 랩운용본부 상무는 “최근 ETF인기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적고 안전한 ETF랩 시장이 새로운 수익처로 부상하고 있다”며 “주식거래와 자문형 랩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ETF랩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