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트리플 급등' 경기회복세 발목 잡는다

WTI 51弗 돌파 물가관리 비상…국고채 금리 상승세도 가중 가계·기업 이자부담 늘어

'트리플 급등' 경기회복세 발목 잡는다 WTI 51弗 돌파 물가관리 비상…국고채 금리 상승세도 가중 가계·기업 이자부담 늘어 원ㆍ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절상)에 이어 국제유가와 금리가 모두 오르는 ‘3고(高)’ 현상이 이제 막 회복세를 보이는 듯한 한국경제를 억누르고 있다. 자칫 우리 경제가 ‘반짝회복’에 그치고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 등으로 나라 안팎이 어수선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다시 치솟는 국제유가=한동안 잠잠하던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지역 강추위 등의 영향으로 22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51달러선을 돌파했다. 넉달 만에 다시 최고치를 기록한 셈이다. 동시에 뉴욕에서 거래된 WTI 3월 인도분 가격도 전날보다 5.8% 오른 배럴당 51.15달러에 마감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중동산 두바이유의 현물가격도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초 30달러 중반대에 머물던 것이 다시 40달러를 돌파한 상황이다.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당장 물가관리에 ‘비상등’이 켜지게 된다. 지난해에도 연초부터 예상하지 못한 유가 고공행진으로 물가불안이 심화되고 경기침체가 가속화됐다. 지난해의 악몽에서 간신히 벗어나 겨우 기지개를 켠 시점에 찾아온 유가상승 소식은 회복을 바라보는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금리인상, 또 다른 딜레마=금리마저 널뛰기를 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재정경제부가 1월에 8조원 가량의 국고채(외환시장안정용 국채 5조원 포함)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국고채 금리는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재경부는 2월 국채물량을 크게 줄여 3조원대로 유지하기도 했지만 금리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이달 11일의 경우 국고채 금리는 3년물이 4.46%, 10년물이 5.11%까지 치솟으면서 채권시장의 불안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여기에 23일 원ㆍ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000원선까지 무너지면서 금리 상승세는 가중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금리가 급상승할 경우 당장 가계부채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동시에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경기회복을 이끌어낸 민간소비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기업 입장에서도 자금사정이 풍부한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설비투자를 확대할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게 된다. 치솟는 금리는 당국의 환율시장 개입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시장개입을 위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국고채 발행이 불가피하지만 이 경우 오를 대로 오른 금리는 더욱 치솟게 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환율과 금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간신히 소비회복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환율하락ㆍ고유가ㆍ금리 등이 회복세를 늦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장기화될 경우는 국내경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상경 기자 hsk@sed.co.kr 입력시간 : 2005-02-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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