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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방 한두 개로도 게스트하우스 운영할 수 있다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2층짜리 단독주택에 사는 주부 이모씨는 남는 방 하나를 창고로 쓰다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깔끔하게 정리한 다음 사진을 찍어 관련 사이트에 등록했다. 신기하게도 며칠 뒤부터 방을 쓰겠다는 손님이 찾아오기 시작해 한 달에 20일 이상은 대여하고 있다. 하루 숙박비로 5만원을 받아 매달 100만~150만원 가량의 수입을 얻고 있다. 그는 "주택구입자금 대출 때문에 살림이 너무 빠듯했는데 이제 좀 여유가 생겼다"고 흡족해했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를 맞았지만 숙박시설이 부족하자 여행객들에게 민박과 게스트하우스 등을 인터넷 상에서 중개하는 업체가 생겨나 성업 중이다. 이들 온라인 중개사이트(Peer to Peer)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펜션과 한옥ㆍ민박ㆍ홈스테이ㆍ게스트하우스 등을 온라인 상에서 쉽고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비앤비(B&B)' 사업으로 불리운다. 비앤비는 '베드 앤드 브랙퍼스트(bed and breakfast)'의 약자다. 여행객에게 가정집 방을 숙소로 제공하고 소정의 숙박비를 받는 구조다.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집주인이 자신의 숙소(방)를 사이트에 등록하면 손님은 숙소를 선택한 후 신용카드 등으로 사이트에 숙박비를 결제한다. 손님이 숙소에서 묵고 난 후 24시간이 지나면 에스크로 서비스를 통해 집주인에게 돈이 지불된다.
이 사업이 주목받는 것은 일반인들이 많은 비용투자 없이도 남는 방 1~2개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인 소유의 집이 아니더라도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을 빌려서도 할 수 있다. 심지어 방학 때면 시골집에 내려가기 때문에 1~2개월 동안 방을 놀려야 하는 자취생도 방을 사이트에 등록하면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비앤비히어로'의 조민성 대표는 "지난 5월에 사이트를 오픈했는데 4개월여만에 900여건이 등록됐다"면서 "방 하나로 월 100만원 이상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앤비 사업은 대출금에 허덕이는 하우스푸어나 은퇴 후 수입을 걱정하는 베이비부머들에게 큰 돈 들이지 않고 재테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 전망이다. 조 대표는 "오피스텔 1채를 2억원에 분양받아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60만~70만원 받는 것 보다 그 돈으로 다세대주택 10채를 임대해 매일 5만원을 받고 대여한다면 월세를 제외하더라도 몇 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