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세계 IT 기업, '東 지고 西 뜨고'… 명암 교체

新 성장동력 발굴이 관건

'한국.일본은 내리막길, 미국은 오르막길..' 2분기 글로벌 IT 기업들의 성적표가 한국.일본과 미국 기업들간 '희비' 쌍곡선을 나타냈다. 미국 IT 기업들의 경우 빠른 회복세를 보인 반면 한국.일본 기업들의 대다수는 고전을 면치 못한 것. 특히 뚜렷한 성장세를 구가한 기업들의 경우 '블루오션' 개척 등 성공적 신성장동력 발굴 및 적기 구조조정 작업이 '일등공신' 역할을 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한국.일본 '흐림' =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9대 전기.전자업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개사가 4∼6월 분기에 순이익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었다. 소니는 73억엔의 순손실로 2분기 연속 적자를 나타냈고 이에 따라 올해 매출액 전망을 7조4천500억엔에서 7조2천500억엔으로, 영업이익을 1천600억엔에서 300억엔으로 각각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소니의 이같은 부진은 국내외의 TV의 가격하락과 판매 부진이 계속된 데다 새로운 히트상품을 내지 못한데 따른 것으로 이번 회계년도(올해 4월∼내년3월)에 TV 부문에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산요도 순손실 262억1천만엔으로 손실 규모가 전분기(176억2천만엔)보다 50% 가까이 불어났고 NEC와 도시바도 각각 100억엔, 89억엔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히타치도 240억엔의 순손실로 손실 규모가 전분기(164억엔)보다 46.3% 늘었다. 다만 캐논의 경우 매출 9천125억엔으로 이례적으로 전분기 대비 8% 증가했고 순이익도 822억엔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마쓰시타도 순이익 334억4천만엔으로 흑자전환했다. 샤프와 후지쓰는 각각 194억1천400만엔, 24억9천800만엔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IT기업 `투톱'의 경우도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매출액 13조5천880억원,영업이익 1조6천496억원을, LG전자는 매출액 5조6천152억원, 영업이익 1천439억원을각각 기록, 양사 모두 환율하락에 따른 대규모 손실 등으로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의`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고 LG전자는 휴대폰 부문에서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미국 IT 기업 '씽씽' =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2분기 26억5천만 달러의 영업이익으로 영업이익에서 3분기 연속 삼성전자(16억1천만 달러. 6월말 기말환율 1천24.4원 적용)를 앞지른 것을 비롯, 마이크로소프트(MS)도 2분기 매출 101억6천만 달러, 영업이익 29억8천900만달러로 영업이익률이 1분기(34.6%) 대비 하락했지만 29.4%로 30%에 육박했다. 인텔도 2분기 28.7%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애플은 2분기 매출 35억2천만 달러, 영업이익 4억2천7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8.6%, 6.2%씩 증가한 가운데 영업이익률은 전분기와 비슷한 12%대를 지켰다. 특히 모토로라의 경우 성장세가 뚜렷, 2분기 매출 88억3천만 달러, 영업이익 9억8천2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분기 보다 8.2%, 13.5%씩 증가한 가운데 영업이익률도1분기 10.6%에서 2분기 11.1%로 상승했다. 다만 IBM은 2분기 매출(222억7천만 달러), 영업이익(18억5천만달러) 모두 전분기 보다 후퇴했고 영업이익률도 전분기(8.8%)보다 소폭 하락한 8.5%로 10%를 밑돌았다. ◆신성장동력과 구조조정이 '열쇠' = 2분기에 두각을 나타낸 모토로라의 경우 초슬림폰 부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레이저폰'의 대약진이 실적개선의 효자 역할을 했다. 휴대폰 시장에서 초슬림폰이라는 `블루오션'을 개척, 핵심 성장동력으로 굳히는데 성공한 셈. 모토로라는 이와 함께 지난해 1월 과감한 경영 수완가로 알려진 선마이크로시스템스사의 에드워드 젠더를 CEO로 영입, 반도체 사업부 분사, 첨단 제품 주력, 대규모 비용 절감 등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했다. 애플도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휩쓴 `아이팟'을 통해 `캐시카우' 발굴에 성공한 경우. 아이팟은 2분기에만 전세계적으로 670만대가 팔리는 기염을 통했다. 일본 기업 중에서 선전하고 있는 캐논도 프린터,복사기 등 OA 기기 제조 중심에서 벗어나 디지털 카메라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고 SED(표면전도형 전자방출 디스플레이)양산 준비 등 새로운 수익원 찾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또 캐논은 일본식 종신고용제를 기본적으로 유지하면서도 미국식 성과주의를 과감히 적용하는 등 최근 몇년간 체질개선 작업을 꾸준히 벌여왔다. 이와 달리 상당수 일본 기업들의 고전에는 방만한 사업구조와 뚜렷한 캐시카우 부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소니의 경우 난국 타개 차원에서 지난 3월 선임된 하드 스트링거 신임 CEO(최고경영자) 취임을 계기로 `프로젝트 니폰'이라는 코드명의 대대적 구조조정 작업을 준비중이지만 시기적으로 한발 늦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사이클 등 외부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탄탄한 수익원 창출과 효율적인 사업구조 재편없이는 한발 뒤처질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사례"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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