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韓, 영리병원·OTC 편의점 판매 허용을"

OECD 보고서… 국가부채 GDP 40%이하 유지해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을 허용하고 일반의약품(OTC)을 편의점에서 팔도록 하는 것이 의료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우리나라에 권고했다. 또 국가부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이하로 유지하고 공기업부채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만이 고령화와 남북통일 등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길이라는 조언도 뒤따랐다. OECD는 15일 '2010년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책조언을 제시했다. OECD 경제보고서는 각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18개월마다 한번씩 발간하는 것으로 그때그때 당사국의 가장 뜨거운 이슈를 주요 섹터로 다루며 정책을 권고한다. 이번 보고서에는 보건의료 개혁과 금융개혁이 거시경제 정책과 함께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영리병원 허용해야=OECD는 '보건의료 개혁' 세션을 별도로 다루면서 투자개방형 병원 허용과 OTC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OECD는 "한국 의료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진료 대기시간이 길고 의사들의 진료건수가 회원국 중 가장 많다는 점"이라며 "결국 의료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는 것만이 환자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OECD는 "한국에서는 오직 의사와 비영리기관만이 병원 설립이 가능하다지만 실제로 이들은 영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허용은 경쟁을 촉진하고 의료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병원 간 인수합병(M&A)을 허용하고 현재 시범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건강보험금 차등지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OECD는 또 "약국에서만 OTC를 판매할 수 있게 하는 규제를 철폐하면 경쟁이 촉진돼 의약품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며 OTC의 슈퍼 판매 필요성을 언급했다. 처방전에 포함된 평균 약 개수를 현재 4개 이상에서 다른 OECD 국가들처럼 2개 이상으로 줄이면 약값 지출도 줄이고 약의 오ㆍ남용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OECD 최저 수준인 담뱃세를 올려 높은 남성흡연률을 줄이는 것을 우리나라 보건의료 정책의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다각도의 출구전략 단행해야=거시경제 측면에서 OECD는 다각도의 출구전략을 제시했다. 1년 넘게 2%에 머물고 있는 기준금리를 높이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거둬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OECD는 우리나라가 급격한 자본유출에 따른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단행한 외국계은행 지점에 대한 감독 확대를 권고하며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기관의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지나친 금융지원을 줄여 보다 시장친화적인 금융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공공부채와 관련해 OECD는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비율이 GDP 대비 40%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90%)의 절반도 채 안 되는 수준이다. OECD는 "한국의 빠른 고령화 속도와 남북통일에 따르는 비용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낮은 공공부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 정책과제"라고 밝혔다. 또 최근 수 년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그림자 부채'인 공기업 채무관리도 한층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OECD는 한국이 인구고령화에 대비해 노동시장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인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율을 확대하고 이를 위한 아동보육시설 및 육아휴직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고용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지나치게 과보호되고 있는 정규직의 고용보장 수준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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