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주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해온 자동차부품업이 탈대구화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업의 이 같은 추세는 가뜩이나 어려운 대구 경제를 더욱 주름지게 해 새로운 대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대구시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대구의 주력산업으로 자리를 굳힌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잇따라 해외투자 및 서해안지역으로 공장을 대거 이전하고 있다. 자동차 잠금장치류를 생산하는 P사의 경우 최근 중국 장쑤성에 100만달러를 단독 출자해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방진제품을 생산하는 P산업은 지난 2월 1,200만달러를 투자해 중국 톈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다. 또 헤드램프 및 새시류를 생산하는 S사도 중국에 1만4,000평규모의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이 같은 해외진출은 99년 1건, 2001년 3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2건으로 늘어났고 올 들어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같은 해외이전 움직임에 대해 지역 경제계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최근 `지역 자동차부품산업의 대중투자 현황과 향후전망`보고서를 통해 중국산 저가 부품의 역수입, 산업공동화 현상 등을 향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특히 대구상의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대중국 진출이 중국산 저가 부품의 무차별 역수입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지역의 대중국 자동차부품 수입은 2001년 72.8%에 이어 지난해 99.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를 입증했다.
이와함께 상당수 대구 자동차부품 업체는 중국을 겨냥해 서해안 지역으로 공장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 전문 생산업체인 H케미컬의 경우 최근 전북 익산에 생산라인을 이전했고 S사는 충남 아산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기 위해 공장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등 업계의 탈대구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업은 완성차 업체들의 움직임에 따를 수 밖에 없지만 탈대구화 추세가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며 “대구시도 자동차부품업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김태일기자 ti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