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마야부인 청동상 국내 첫 발굴

부여문화재硏 왕흥사지서 출토


석가모니를 출산하는 마야부인으로 보이는 청동상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굴됐다. 특히 오른팔을 들어 가지를 잡고 있는 듯한 자세와 발밑까지 내려오는 주름치마 형태는 불교 조각사적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청동상은 너비 2.5㎝, 높이 6㎝에 무게 31g 정도의 크기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0일 오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부여 왕흥사지에서 출토된 소형 청동인물상을 포함한 최근 발굴성과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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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낙화암 건너편에 있는 왕흥사지는 577년 백제 위덕왕(554~598)이 봉안한 사리장엄구(사리용기)가 출토된 곳으로, 최근 강당 및 부속건물터와 내부구조 등이 확인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15년전인 2,000년부터 발굴을 시작해, 지난 2007년 사찰 건립이유를 밝힌 명문 사리기 등을 발굴하는 성과를 올렸다.국립문화재연구소 강순형 소장은 이번에 발견된 청동상에 대해 “석가모니를 출산하러 친정에 가던 마야부인이 갑자기 산기를 느껴 룸비니동산에서 오른손으로 무수가지(아소카나무)를 잡고 출산하는 장면으로 보인다”며 “옷차림이 전형적인 삼국시대 때의 사리 주름과 같은 등 577년 즈음에 제작된 것으로 불교 조각사 측면에서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자세의 마야부인 조각은 네팔 라호르박물관에 소장된 부조와 일본 도쿄박물관의 조각상, 중국 불교관련 유물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차이는 이번 청동상에는 옆구리에서 탄생하는 석가모니 조각이 없다는 점. 이에 대해 강 소장은 “네팔 국립박물관의 부조 조각 등 이미 석가모니를 출산한 상황의 작품도 적지 않다”며 “이번 청동상이 작지만 몸을 비트는 자세와 균형미, 볼륨감 등을 감안할 때 백제시대 주요 조각품과 비교해 예술성에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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