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국내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의 총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국내총생산(GDP) 갭률이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국내 경기에서도 일본의 디플레이션 시기와 유사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이 물가ㆍ생산ㆍ민간신용ㆍ통화량 등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11개 변수를 활용해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지난해 3ㆍ4분기 '낮음'에서 최근 '보통'으로 높아졌다. 연구원에 따르면 디플레이션 취약성 지수가 '보통'까지 높아진 시기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뿐이었다.
보고서는 4분기 연속 GDP 갭 마이너스를 가장 우려했다. GDP 갭이란 안정적인 물가 수준을 전제로 경제성장의 최대치인 잠재성장률과 실제 경제성장률 간의 차이로 이 수치가 마이너스면 경제가 생산능력만큼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경기둔화로 가계 소비가 줄고 기업 투자가 위축되는 등 총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경제는 디플레이션 갭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김찬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하, 총액한도대출 개선, 주택거래 정상화, 투자 수요 확충을 위한 규제완화 등 디플레이션 기대를 깨뜨리는 정책으로 디플레이션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