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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중국 고사성어] (2) 시위소찬

하는 일도 없이 밥만 축내고 있으니


SetSectionName(); [비즈니스 중국 고사성어] (2) 시위소찬 하는 일도 없이 밥만 축내고 있으니 정문섭 농업인재개발원장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주룽지(朱榕基) 중국 국무원 총리가 재임기간(1998~2003) 동안 추진한 개혁조치는 오늘날 중국의 고도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에 남는 개혁조치는 중앙정부의 구조조정, 즉 군살빼기였다. 예를 들어 농업부의 경우 980명을 절반 이하인 450명으로 줄였다. 내부평가와 투표 등을 통해 내보낼 사람을 뽑았는데 직위에 비해 나이가 많거나 학력이 떨어지거나 무능하다고 알려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공무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몇 년의 기한을 정해 부서와 관련된 학교, 연구소, 기업으로 보냈다. 구조조정 작업이 거의 끝나갈 무렵 평소 능력이 출중해 구조조정 대상이 되리라고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중국 농업부의 한 파트너가 필자에게 저녁이나 먹자며 전화를 했다. 몇 순배 술이 돌자 다소 취한 그는 아부할 줄 몰라 결국 공무원 옷을 벗게 됐다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사람들이 나를 시위소찬(尸位素餐)이라 생각하는지는 정말 몰랐다"는 그는 "관련 기업으로 가게 됐지만 인연이 되면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며 아쉽게 헤어졌다. 그로부터 8년 후 그의 연락을 받았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합작하게 된 한 한국기업 임원을 필자에게 소개했다. 우리는 8년만에 회포를 풀었다. 시위소찬(尸位素餐)의 시는 시동(尸童)을 뜻한다. 옛날 제사를 지낼 때 조상의 혈통을 이어받은 어린 아이를 조상 신위에 앉혀 놓고 제사를 지냈는데 이 아이를 시동이라 불렀다. 아무 것도 모르는 시동이 신위에 앉아 조상 대접을 받듯이 아무런 능력이나 공적도 없으면서 남이 만들어 놓은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것을 시위라고 한다. 공짜로 먹는다는 뜻의 소찬(素餐)은 재능이나 공로도 없이 녹을 타먹는다는 말이다. 이 말은 '한서ㆍ주운전(漢書ㆍ朱雲傳)'에 나오는 고사다. 한(漢)나라 원제(元帝)때 주운은 정직하고 용감했으며 직언을 서슴지 않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성제(成帝) 때 승상 장우(張禹)는 황제의 어릴 적 스승이었으므로 특별한 대접을 받고 있었으나 내세울만한 일을 한 게 별로 없었다. 주운은 고관대작들이 모인 가운데 감정이 격앙되어 말했다. "조정대신이면서도 군주의 시정을 바로잡지 못하고 백성의 생활을 돌보지 못한다면 모두가 시위소찬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자기의 이익과 지위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짓이라도 할 위인'들이니 당장 목을 쳐 다른 사람들도 경계하도록 해야 합니다." 황제는 곧바로 "그렇다면 네가 지적한 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주운이 머뭇거리지 않고 손을 들어 한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승상 장우입니다." 그러자 황제가 크게 노하며 명했다. "하위직에 있는 자가 감히 짐의 스승을 능멸한다? 당장 끌어내 목을 쳐라!" 이에 좌장군 신경기(辛慶忌)가 나와 자신의 관모와 관인을 내놓고 머리를 계속 바닥에 찧으며 간청하니 황제가 주운의 죽을 죄를 면해주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뜻이었구나! 비즈니스, 중국 고사성어] 연재 전체보기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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